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현대그룹, 금강산 관광 재개 준비중인데…김정은 폭탄 발언에 '패닉'


입력 2019.10.23 10:34 수정 2019.10.23 10:57        박영국 기자

김정은 "남측 시설 싹 들어내고 독자 개발" 지시

현대그룹, 금강산 사업권 2047년까지 29년 남아

김정은 "남측 시설 싹 들어내고 독자 개발" 지시
현대그룹, 금강산 사업권 2047년까지 29년 남아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관광선 현대금강호의 첫 출항 장면.ⓒ현대그룹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관광선 현대금강호의 첫 출항 장면.ⓒ현대그룹

남북 관계 개선과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기다리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준비하던 현대그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폭탄 발언으로 패닉에 빠졌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사업권을 오는 2047년까지 보유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전부 헐고 새로 지을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은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금강산에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를 꾸리며 이에 따른 금강산관광지구 총개발계획을 먼저 작성 심의하고 3~4단계로 갈라 연차별로 단계별로 건설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철거를 지시한 ‘남측 시설’은 현대그룹이 조성하고 소유권도 갖고 있는 호텔과 선착장 등 관광시설을 의미한다. 시설과 함께 금강산 사업권을 보유한 현대그룹의 대북 사업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1998년 6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방북’ 이후 그해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10여년 만인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단됐다.

금강산관광 시작과 함께 현대그룹은 북측으로부터 해금강-원산지역 관광지구 토지이용에 대한 50년 사업권을 보유했으며, 오는 2047년까지 29년이 남았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은 그동안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개선 추이를 지켜보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준비해 왔다. 연초 현대아산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41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중 350억원을 금강산과 개성의 관광설비와 사무시설 등을 개보수하는데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며 대북사업 시계가 불투명해진 데다 이번 김 위원장의 돌발 지시로 사업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현대아산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지만,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우리측 기업 배척 기조가 계속될 경우 다른 대북 사업들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그룹은 개성공단 사업권도 2002년부터 50년(2051년까지)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 내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및 명승지 관광사업 등 7대 SOC 사업 개발에 대한 독점권도 사업 시행 시점부터 30년간 보유하게 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