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전용 84㎡ 들어가기도 힘든 다자녀 특공…“서울에선 애 많이 낳지 말란 말”


입력 2019.10.24 17:20 수정 2019.10.24 17:31        이정윤 기자

투기과열지구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제외

대형평수 필요한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 포기

지난 7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이 청약상담을 받으려는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정윤 기자 지난 7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견본주택이 청약상담을 받으려는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정윤 기자

“아이 3명 키우면서 정착할 집을 구하려고 다자녀 특별공급을 생각했었는데 그림의 떡이더라고요. 서울에서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안 된다는데, 아이 3명 키울만한 크기의 집은 웬만하면 9억원이 넘어요.”

다자녀 부부들이 아파트 분양을 우선 받을 수 있는 ‘다자녀 특별공급’ 제도가 운영 되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그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정부가 정한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은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의 경우 무주택 가구여야 신청자격이 된다. 미성년 자녀가 3명일 경우 30점, 4명 35점, 5명 이상 40점 등 자녀수가 많아질수록 점수가 높아지는 구조다.

문제는 투기과열지구에서는 9억원 이하의 주택만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이 가능한데, 3명 이상의 자녀를 키울만한 주택형은 모두 그 기준을 넘어버리는 상황이다.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의 경우 중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됐지만 전용 71㎡만 해도 13억100만~14억5500만원으로 9억원을 크게 웃돈다.

강남권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한 강북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7월 분양한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는 전용 84㎡가 8억4620만~10억8470만원으로 9억원 이하도 있긴 하지만 다자녀 가구가 실거주 하기엔 비좁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는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다자녀 특별공급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별공급 자체가 ‘사회적 배려’를 위해 만들어지긴 했지만, 유명무실한 제도가 돼버린 것이다.

특히 다자녀 특별공급은 저출산 시대에 출산을 장려 하기 위한 제도 중 하나지만 다자녀 가구가 아이를 키울 공간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대출이 되지 않는다”며 “중도금대출 없이 집값 9억원을 감당할 수 있는 가구까지 특별공급 기회를 줄 순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자녀가 많은 경우엔 가점이 많이 붙기 때문에 일반청약을 생각해보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정윤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