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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총회서 ‘쓴소리 파티'…조국 사태로 "지옥 맛봤다"


입력 2019.10.26 03:00 수정 2019.10.26 05:34        이슬기 기자

'조국 사태' 참아온 초선 의원들, 자성 촉구

"조국 노출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한데…이해 안간다"

계엄령 문건 쟁점화엔 "오바하지 말라"는 의견도 나와

'조국 사태' 참아온 초선 의원들, 자성 촉구
"조국 노출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한데…이해 안간다"
계엄령 문건 쟁점화엔 "오바하지 말라"는 의견도 나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박완주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박완주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쓴소리 파티'를 열었다. 잇다른 악재에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총회에서는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조 전 장관의 지명부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 이후까지 말을 아끼던 여러 의원들이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자성'을 촉구했다.

조응천·김해영 등 '조국 사태' 관련 자성 촉구

의총 참석자들에 따르면 조응천 의원은 이날 "지난 8월 9일 (조 전 장관 지명) 이후 매우 괴로웠다"며 "공정과 정의, 기회의 평등이라는 우리 진영의 가치와 배치되는 그런 팩트들이 계속 나오는데, 이쪽 진영의 한사람으로서 머리와 행동이 따로 가야해 많은 의원들이 괴로웠고 지금도 그렇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은 또 "조 전 장관이 사퇴를 해서 끝난 줄 알았다. 가치가 상충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노출되면 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한데, 조 전 장관이 아니면 누구도 해낼 수 없었을 사법개혁이라는 식으로 조국의 '레거시(유산)'로 연결시키면 조국을 계속 소환해야 한다"며 "왜 전선을 자꾸 그쪽으로 끌고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맹비판했다.

표창원 의원이 전날 '정치 피로감'을 호소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표 의원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하루하루는 지옥같았다"며 "자유한국당의 공격을 하나하나 대응하는 상황에서 스스로가 '내로남불'로 보이는 것도 힘들었다"고 했다.

김해영 최고위원 역시 조 전 장관 사태와 관련한 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최고위원은 당의 조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샴푸에 빗대 "샴푸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쓰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똑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가 지금 딱 그런 상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민주당이 최근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에 대한 비판 의견도 나왔다.

이철희 의원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다 조사하고 결론을 낸 문제인데, 정치 쟁점화를 다시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오바하지 말라"고 일갈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지도부는 "분위기 쇄신 표현 없었다" 선 그어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그러나 '당 분위기 쇄신이나 인적 쇄신 이야기도 나왔냐'는 질문에 "그런 표현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의총에서 발언한 9명의 의원 중 '쇄신'과 관련해 발언한 의원이 조응천·김해영·박용진 의원 등 3명에 그쳤기 때문에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해석하기에 따라 '맹탕 의총'이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분위기 쇄신 표현은 없었고, 여당은 총선 때 민생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경제와 민생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다시 의총을 열어 의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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