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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R의 그림자] 손보사 다시 설계사 영입 경쟁…보험료 상승 우려


입력 2019.10.29 06:00 수정 2019.10.28 17:31        이종호 기자

신계약 중심의 수수료 개편…매출 하락 설계사 늘려 방어

단기적 실적 방어 전략…장기적으로 보험료 상승 불가피

신계약 중심의 수수료 개편…매출 하락 설계사 늘려 방어
단기적 실적 방어 전략…장기적으로 보험료 상승 불가피


보험사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손해보험사의 매출 경쟁이 설계사 영입 경쟁으로 번졌다. ⓒ금감원 보험사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손해보험사의 매출 경쟁이 설계사 영입 경쟁으로 번졌다. ⓒ금감원

보험사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손해보험사의 매출 경쟁이 설계사 영입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손보사들은 그동안 매출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수수료를 높여 설계사 숫자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런 단기적 실적 방어 전략은 결국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오는 11월부터 신입 설계사에 대한 수수료를 개편한다. 주요 골자는 ▲신계약 수수료 상승과 ▲수수료 등급 폐지로 이번 수수료 개편으로 설계사들이 받는 수수료가 전체적으로 높아진다.

현대해상은 수수료 등급 폐지로 작성계약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수료 등급은 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를 등급화한 것이다. 예컨대 신계약을 20만원 체결한 설계사와 19만원을 체결한 설계사는 단 1만원 차이지만 받는 수수료는 차이가 나 1만원 차이를 메꾸기 위해 작성계약(가짜계약)을 해오는 문제점이 있었다.

앞서 삼성화재도 지난 9월부터 신인 설계사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1년이었던 신인 설계사 지원 기간을 2년으로 확대했다. 삼성화재는 정착지원금을 2년으로 확대하면서 신인 설계사의 유지율을 높이고 정착지원금을 받기 위한 최소 실적 기준도 대폭 낮췄다.

메리츠화재는 작년 말부터 설계사를 급격히 늘리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1만9774명을 기록해 손해보험사 중 가장 많은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손보사들의 이런 전략은 신인 설계사들에 대한 혜택을 늘려 신계약을 증가로 불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단기적인 실적 방어는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GA와 설계사 수수료 모두 사업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기 인보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공격적인 신계약 확보를 위해 사업비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0% 떨어진 4261억원에 그쳤다.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순이익이 13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해상의 3분기 순이익은 77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손해보험사의 보험대리점 수수료는 12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설계사 채널을 강화하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의 증가 폭이 돋보인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작년 6월 말 보험대리점 수수료 193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130억원으로 192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1302억원에서 1737억원으로 435억원, 현대해상 2188억원에서 2410억원으로 222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보험 가입 자체를 꺼리는 상황에서 영업 경쟁을 위한 사업비 지출은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경기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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