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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만큼 어려운 왕조 수성, 두산이라면?


입력 2019.10.30 00:13 수정 2019.10.30 06: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앞선 왕조 SK와 삼성, 전력 유출로 허무한 추락

두산은 지속적 선수-코치 이적했음에도 끝내 우승

왕조의 기치를 들어 올린 두산 베어스. ⓒ 뉴시스 왕조의 기치를 들어 올린 두산 베어스. ⓒ 뉴시스

2019시즌 KBO리그는 두산 베어스의 역대 5번째 왕조 탄생으로 막을 내렸다.

두산은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고, 당시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을 끌어내리면서 왕조의 맥을 끊었다.

이듬해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오른 두산은 ‘백투백 우승’으로 왕조의 기치를 들어 올리는 듯 했으나 이후 2년간 KIA, SK에 덜미를 잡히면서 패도로 가는 길에서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다시 왕좌에 오른 두산은 2010년대 후반을 지배했던 팀으로 인정받으며 역사의 큰 획을 남기게 됐다.

어렵게 왕조를 창업했으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수성(守城)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왕조를 이뤘던 SK, 삼성 역시 영원할 것 같았던 패권이 구단 안팎의 문제로 5년 이상 지속되지 못했고 그 끝은 허망했다.

왕조 수성이 어려운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창업 공신들의 지속적인 유출이다. SK와 삼성의 경우 영광의 시대를 열었던 주축 선수들이 은퇴, 이적, 심지어 일부 선수들은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나며 전력 약화를 야기했다.

사령탑도 마찬가지다. SK는 김성근 감독과의 동거 기간 살얼음판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우승 이듬해 재계약 문제가 빌미가 되며 경질 절차를 밟았다. 삼성의 경우 류중일 감독이 2015년 통합 우승에 실패했고 성적마저 급추락하자 재계약을 포기했다. 왕조를 이끈 뚜렷한 업적을 감안하면 다소 허무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SK, 삼성 왕조의 선수 유출(WAR은 왕조 기간 기준). ⓒ 데일리안 스포츠 SK, 삼성 왕조의 선수 유출(WAR은 왕조 기간 기준). ⓒ 데일리안 스포츠

이제 야구팬들의 시선은 두산으로 모아지고 있다. 영광의 시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부와 과연 SK, 삼성의 길을 답보할 것인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나 선수들의 이탈이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올 시즌부터 왕조 창업의 공신들이 속속 FA 자격을 얻기 시작한다.

이미 왕조의 기틀을 닦았던 김현수, 민병헌, 양의지 등이 팀을 떠나고도 굳건했던 두산이다. 그러나 앞으로 FA가 되는 선수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이번 시즌에는 주장 오재원과 이적 후 크게 공헌했던 투수 장원준이 FA 재자격을 얻는다. 두 선수 모두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 등으로 잔류가 점쳐진다. 즉, 두산은 내년 시즌도 지금의 전력을 유지한 채 패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

15~19시즌 통산 두산 주요 선수들의 WAR. ⓒ 데일리안 스포츠 15~19시즌 통산 두산 주요 선수들의 WAR. ⓒ 데일리안 스포츠

문제는 이듬해다. 두산의 현재를 이루고 있는 선수들 중 상당수가 자유의 몸이 되기 때문이다.

포지션도 다양하다. 한국시리즈 MVP 오재일을 필두로 김재호, 허경민, 최주환 등 내야 전 포지션의 유출이 걱정되고 외야수에는 정수빈이 자격을 얻는다. 투수 쪽에서는 선발의 축을 이루던 이용찬과 유희관이 대상자다.

그동안 두산은 핵심 선수들의 유출은 물론 2명의 수석코치(한용덕 한화 감독, 이강철 KT 감독)를 잃고도 왕조의 기치를 들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두산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와 바람에 구단 측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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