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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대처처럼…나경원 "헌법파괴 세력과 단절하라"


입력 2019.10.29 20:08 수정 2019.10.29 20:35        정도원 기자

강성 귀족노조 등 3대 세력과의 절연 촉구

"경제를 노조의 포로 상태로 둘 수 없다"

'영국병'에서 나라 건진 대처 총리 떠올라

강성 귀족노조 등 3대 세력과의 절연 촉구
"경제를 노조의 포로 상태로 둘 수 없다"
'영국병'에서 나라 건진 대처 총리 떠올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좌파 성향의 교원노조·강성노조·'법조 하나회'를 3대 헌법파괴 세력으로 지목하며,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단절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행한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체제에 반감을 가진 이들이 민주·평등·공정과 같은 단어를 빌려 우리 사회 곳곳을 접수해 국가 기본을 위협하고 있다"며 "전교조·귀족노조·좌파 법피아의 3대 파괴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교조를 겨냥해 나 원내대표는 최근의 '인헌고 사태'를 가리켜 "전교조에 의한 교실의 정치화는 만연한 사회악"이라며 "정치 교사의 만행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검게 물들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전교조의 교육 파괴를 원천봉쇄하는 입법 장치를 반드시 마련하겠다"며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민노총을 향해서는 "더 이상 우리 경제를 특권 귀족노조의 포로 상태로 둘 수 없다"며 "공권력을 우롱하며 불법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은 경제 파탄은 물론 법질서 붕괴마저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0%에 불과한 기득권의 이해관계에 함몰돼 절대 다수 근로자의 권익이 외면되는 모순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며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립해, 공권력이 노조 앞에 굴복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민변·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등 현 정권 들어 사법 요직을 독식해 '법조 하나회'로 불리는 세력들을 '좌파 법피아'로 지칭한 나 원내대표는 "특정 이념에 사로잡혀 사법질서를 어지럽히고 법치주의의 기둥을 흔들고 있다"고 이들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오직 양심·사실·법정신에 귀기울여야 할 법조계가 특정 세력에 의해 지배당하는 형국"이라며 "국회가 논의하는 사법개혁은 반드시 좌파 법피아의 사법질서 농단 방지책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공수처를 암흑권력 위한 '절대반지'에 빗대
"공수처·비례제, 역사의 용암 속에 던지자"
패스트트랙 강행 용인 못한다는 의지 피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나 원내대표의 '3대 헌법파괴 세력'을 향한 선전포고는 영국을 '영국병'에서 건져낸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의 강성노조와의 전쟁을 연상케 했다는 평이다.

강성 귀족노조가 1974년 우파 보수당 에드워드 히스 내각을 무너뜨린 뒤 등장한 좌파 노동당 내각은 경제정책 실정을 거듭하다 마침내 세계 초강대국이었던 영국을 IMF 구제금융 위기로 내몰았다. 그 와중에도 강성노조는 1978년 이른바 '불만의 겨울'이라 불리는 동계 전국단위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듬해 정권을 잡은 보수당의 마가렛 대처 총리는 강성 귀족노조 등 영국의 전통을 파괴하는 세력에 대한 타협 없는 강경한 대응으로 '영국병'을 치유하고 강력한 산업구조조정을 성공시켰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은 마치 '철의 여인' 대처를 떠올리게 했다는 지적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외에도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외교·안보·민생·경제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정의 사다리 복원 △경제 자유의 회복 △한미동맹·3대 한미연합훈련 정상화 △재정만능주의와의 일전불사 등을 제시했다.

이날 교섭단체대표연설의 후반부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계류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향한 비판에 집중됐다. 연설 직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불법 논란에 휩싸인 공수처법 부의를 단념했지만, 나 원내대표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반(反)민주적 폭거"라며 "영화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 프로도처럼 20대 국회도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절대반지'를 완전히 역사의 용암에 던져버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는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기실 암흑의 절대권력자가 세상을 마음대로 지배하기 위해 만든 위험한 장치로 묘사된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더욱 강화할 위험성이 있는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겉보기에 그럴듯한 명분에 흔들리지 말고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간명하게 비유해냈다는 평이다.

'광화문 10월 항쟁' 함께 한 국민들께 감사
"전문시위꾼 억지로 만든 가짜 민심 아니다
文대통령, 국민 모두의 대통령 맞느냐" 압박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공수처를 가리켜 나 원내대표는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쥐고 판사·검사·경찰 등을 표적사찰·협박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의 무소불위 수사기관"이라며 "'좌파 법피아'의 아지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검찰장악·사법장악의 마지막 퍼즐에 불과하다"며 "공수처 없는 이 정권의 최후가 너무나 끔찍할까 두려운 것은 아니냐. 친문은폐처·반문보복처가 절실한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향해서도 "민주주의의 룰, 선거제를 어떻게 그저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단 말이냐"며 "독재국가에서나 들릴 법한 참으로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겨냥해 "해당 선거법을 만든 사람도 잘 모르는 선거제"라며 "영문도 모른 채 던진 한 표가 어떻게 우리 정치를 비틀지 알 수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현실화되면 국회는 권력을 쫓아다니는 영혼 없는 정치인들의 야합 놀이터로 전락해버릴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해 수백만 명의 국민이 광장으로 쏟아져나온 10월 3일, 10월 9일 등 일련의 집회를 나 원내대표는 '광화문 10월 항쟁'이라 명명하며,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이같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호소했다.

나 원내대표는 "'광화문 10월 항쟁'은 전문시위꾼이 분위기를 몰고, 화려한 무대와 치밀한 기획을 통해 억지로 만들어낸 가짜 광장, 가짜 민심이 아니었다"며 "평범한 국민들의 위대한 저항"이라고 정의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요지부동인 것과 관련해서는 "서초동 국민만 국민이고, 광화문광장 국민은 국민이 아니냐"라며 "대한민국에 친문·반문이라는 계급이라도 있는 것이냐"라고 추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맞는지 묻고 싶다. 진심으로 문 대통령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존중할 자신이 없다"고 우려한 나 원내대표는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이 돼달라. 국민 모두를 국민으로 여기는 대통령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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