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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두산 ‘면세점 이탈’···시장에서 웃는 종목은


입력 2019.10.31 06:00 수정 2019.10.31 06:10        백서원 기자

두산 사업 접자 호텔신라·신세계 강세…“단기적 반사사익 가능”

“두산, 마이너스 요인 제거…주가는 기존사업 역량 강화에 달려”

두산 사업 접자 호텔신라·신세계 강세…“단기적 반사사익 가능”
“두산, 마이너스 요인 제거…주가는 기존사업 역량 강화에 달려”


두산이 결국 시내면세 사업을 포기하면서 남은 면세점 관련주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신라면세점 전경.ⓒ신라면세점 두산이 결국 시내면세 사업을 포기하면서 남은 면세점 관련주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신라면세점 전경.ⓒ신라면세점

두산이 시내면세 사업을 포기하면서 지지부지한 흐름을 보이던 면세 업종 주가가 움직였다. 지난 4월 철수를 결정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에 이어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이탈이다. 시장의 시선은 적자 사업인 면세점을 털어낸 두산의 주가 향방에 쏠리고 있다. 두산의 자리가 비워지면서 남은 면세점 관련주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면세점 대장주인 호텔신라는 전장 대비 4.39% 상승한 7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도 2.57% 오른 23만9500원을 기록했다. 주요 면세점주가 동반 상승한 가운데 두산(-1.01%)과 앞서 사업을 철수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07)는 소폭 하락했다.

지난 29일 두산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두타면세점의 영업을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지 4년 만이다. 사실상 호텔신라·롯데·신세계 등 면세점 ‘빅3’에 밀려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든 셈이다.

그러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점 사업이 ‘승자의 저주’로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걸쳐 커지고 있다. 대기업 운영 면세점이 연이어 사업을 접으면서 생존게임에 함께 뛰어든 관련주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호텔신라 등은 업황 악화, 출혈 경쟁 등으로 주가가 내리막을 걸으며 증권가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반면 두산의 사업 철수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종목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면세점 업계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두산의 철수 이슈가 남은 업체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이날 호텔신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기대감이 형성됐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지금 주가 반응을 보면 호텔신라와 신세계 등이 전체 시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단 한화에 이은 두산의 면세점 사업 중단으로 다른 면세점주들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그러한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연구위원은 먼저 다음 달 중순 진행되는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한 입찰 이슈를 주목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올해 대기업 시내 면세점 특허를 서울에 3개, 인천에 1개, 광주에 1개 등 총 5개 부여하기로 했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 기준으로 전체 시내면세점 중 서울에서 2개가 나가지만 또 3개가 들어오는 것”이라며 “호텔신라와 롯데, 신세계가 3개점을 거둬가게 되면 전체 시장점유율이 올라가서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2~3년 전만 해도 롯데와 호텔신라의 양강 체제였는데 신세계 등이 들어오면서 현재 3강이 됐고, 현대백화점도 계속 사업을 키우려고 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등을 끌어오기 위한 송객 수수료, 즉 리베이트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대량 구매하는 따이공에게는 할인율도 적용해주는 등 비용이 점차 늘어나며 전체적으로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결론적으로 두산의 면세 사업 철수에 따라 호텔신라와 신세계 주가가 반짝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올해 연말까지 지속적인 강세는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면세 사업을 접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당시 사례를 비춰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에 한화가 사업을 철수했을 때는 면세업에 호재이긴 했다”면서 “그런데 한화가 철수하고도 기존 대형사업자 간 경쟁이 딱히 줄어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중소형사업자와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대형사업자들끼리 경쟁을 하는 구도이기 때문에, 대형사들 입장에선 그렇게 바뀔 게 없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적자 사업을 중단한 두산의 체력 회복과 주가 흐름도 시장의 관심사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잘 되는 사업이 아닌 적자 사업을 중단한 것이기 때문에, 종속기업 실적의 마이너스 요인이 제거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면세점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사업에서도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냈지만, 면세 사업이 두산 주가에 데미지를 줬다기보다는 수익창출의 근간이 되는 사업부 쪽의 수익에 따라 그간 주가가 움직여왔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면세 사업이 그룹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으나 계속 진행한다면 성장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이를 중단한 건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주가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은 면세 사업 자체가 중립적이라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면세업 중단의 파급력이 그룹에 미치는 효과가 적은 만큼, 주가는 그룹의 기존 사업 역량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평가다. 두산은 면세점 사업을 접는 대신, 그룹 신사업으로 낙점한 연료전지와 2차전지용 전지박 사업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는 “이번 사업 중단 결정은 본연의 사업에 더 힘을 주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주력 사업의 중요성과 여기서 주가 등 모든 결정이 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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