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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선정 갈등과 평화 '혼재'…연말 정비업계는 '안갯속'

  • [데일리안] 입력 2019.11.04 06:00
  • 수정 2019.11.04 05:52
  • 권이상 기자

갈현1구역 시공사와 조합 갈등 심화, 고척4구역은 시공사간 극적 화합

전문가들 "시공권 확보 위한 전쟁터 방불, 주거개선은 뒷전"

갈현1구역 시공사와 조합 갈등 심화, 고척4구역은 시공사간 극적 화합
전문가들 "시공권 확보 위한 전쟁터 방불, 주거개선은 뒷전"


최근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보면 시공사 선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찾기가 힘들다. 사진은 서울 일대 전경. ⓒ권이상 기자최근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보면 시공사 선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찾기가 힘들다. 사진은 서울 일대 전경. ⓒ권이상 기자

최근 시공사 선정 열기가 달아오른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보면 갈등과 평화가 혼재 돼 있는 형국이다. 시공사간 흑색 비방전은 물론 이고, 시공사와 조합간의 마찰이 깊어져 소송으로 치닫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허가 문제로 정비사업 조합들이 몸살을 앓는 경우는 많지만, 올 연말과 같이 시공사 선정 단계에서 이곳저곳에서 잡음이 생기며 안갯속을 연상케 하는 때도 드물다.

다행인 것은 일부 사업지는 시공사들의 대립이 마무리되며 시공사 선정이 정상화 되는 곳들도 있어, 업계에서는 올 연말 다사다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의 규제가 정비사업을 타깃으로 지속되면서 생기고 있다며 과도기가 깊어질수록 시장에는 더 많은 후유증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한다.

4일 도시정비 업계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시장을 보면 시공사 선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을 찾기가 힘들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이다. 이곳은 최근 조합이 결정한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 등에 따른 소송전이 시작된 상황이다.

조합은 지난달 26일 긴급 대의원회를 열고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 및 입찰보증금 1000억원 몰수 등을 의결한 데 따른 결과다.

현대건설은 이와 같은 조합 결정에 불복하며 조합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현대건설 정비사업팀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적법하고 정당하게 절차에 따라 입찰을 했다”며 “법원에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조합 대의원회에서 결정한 모든 안건의 효력을 무효로 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반면 조합은 현재 지난달 31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내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은 정부의 반대를 무릎쓰고 일반분양분 통매각을 결정해 난항이 예상된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9일 임시총회를 열고 일반분양분(346가구) 통매각 안건을 압도적인 표차로 의결했다. 조합원 3557명 중 2324명(서면결의 2273명 포함)이 참여해 2261명이 찬성(97.3%)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조합 정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변경사항이며 재건축 정비계획까지 변경해야 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정비계획 변경까지 절차가 복잡한데다 승인권자는 구청이 아닌 서울시로 바뀌어 통매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 때 시공사들의 몽니로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렸던 사업지가 최근 극적 화합으로 사업이 정상화된 곳도 있다.

실제 무효표 논란으로 몸살을 겪은 공사비 2000억원 규모의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게 됐다. 고척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9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재공고했다.

이곳은 지난 6월 말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입찰로 진행된 시공사 선정 투표 과정에서 무효표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조합은 결국 재입찰을 결정했고, 지난달 29일 재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는 참여사 부족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점은 한 때 마찰을 빚었던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번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으로 현설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무효표 논란 등 수주경쟁을 진행해온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을 잡으며 화합의 분위기가 마련됐다”며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커져 사업을 본궤도로 진입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조합은 이달 6일 재공고된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입찰 마감은 오는 12월 23일로 계획하고 있다. 만약 이번 현설에도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혀하면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이와 같은 정비사업 시장의 혼탁합은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 붐이 일어난 대구의 경우 대형사는 물론 중견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피튀기는 혈투가 치러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대구 대명6동44구역 재개발 사업 현잘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동부건설, 고려개발 등 11개사가 참여했다.

이 밖에 대구 성당우방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한화건설과 계룡건설산업 두 곳이 참여하며 맞대결 구도가 짜였고, 경기도 용인 모현1구역 재개발은 한진중공업과 한화건설이 2파전이 치러지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정비사업 시장은 마치 물량 확보를 위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데, 누구도 주민들의 주거개선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나서 근본적인 사업의 취지를 환기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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