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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리부트-1] 철강업계 "우리 기술이 답이다"…혁신으로 불황 파고 넘는다


입력 2019.11.05 06:00 수정 2019.11.04 17:25        조인영 기자

'혁신경영' 포스코, 스테인리스강·고망간강 등 최첨단 소재 개발

현대제철, 고성능·고수익성 제품 개발로 글로벌 판매 확대

'혁신경영' 포스코, 스테인리스강·고망간강 등 최첨단 소재 개발
현대제철, 고성능·고수익성 제품 개발로 글로벌 판매 확대


포스코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Poss470FCⓒ포스코 포스코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Poss470FCⓒ포스코

국내 제조업계가 미·중 무역 분쟁 및 신흥국 경기불안에 이어 한·일 관계마저 경색되면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대내외적인 위기에도 그간 끊임없는 혁신으로 위기를 타개해온 제조업은 불황 파고가 더욱 거세지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국내 철강·조선·화학 등 주요 제조업 분야 산업들을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글로벌 경제 침체와 무역 분쟁 여파로 국내 철강사들이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글로벌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자동차, 조선 등 산업 전반을 겨냥한 다양한 강종의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다.

포스코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최첨단 철강소재 개발을 위한 '혁신경영'을 주요 원칙으로 삼고 있다. 철광석 가격 상승,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은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핵심 소재 개발에 성과를 내면서 지난 6월 글로벌 철강전문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로부터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포스코의 혁신은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금속분리판 소재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강, 육상LNG저장탱크용 고망간강, 친환경 선박용 고합금 스테인리스강 등 최첨단 철강소재 개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먼저 고내식 고전도 스테인리스강 'Poss470FC'을 독자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2006년부터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소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2010년부터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부품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부터는 현대차 수소전기차 모델에 포스코 Poss470FC강을 적용하고 있다. Poss470FC는 향후 친환경차로 주목되는 수소전기차의 높은 제조원가의 장벽을 낮춤으로써 수소전기차 보급 및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포스코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제작된 실증용 육상LNG저장탱크ⓒ포스코 포스코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제작된 실증용 육상LNG저장탱크ⓒ포스코
극저온 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하는 '극저온용 고망간강'도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독자개발한 사례로 꼽힌다. 포스코는 최근 육상LNG저장탱크 소재로 고망간강 사용 승인을 받았다. 고망간강은 -196℃의 극저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강재로 기존 소재인 니켈합금강 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2008년부터 고망간강 연구를 시작해 2013년 양산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안전공사 등 정부기관은 고망간강을 제조기준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규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전세계에 LNG탱크 890기와 LNG추진선 4700척이 발주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고망간강을 국내외 소재규격 및 제조기준으로 등재를 확대하고 LNG관련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운 환경규제에 발맞춰 탈황설비용 고합금 스테인리스 강재인 'S31254' 양산 채비도 마쳤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 품질, 생산, 연구소 등 전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CFT(Cross Functional Team)를 만들고, 올해 초 탈황설비용 고합금 스테인리스 강재인 'S31254'강 양산에 성공,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강림중공업, STI 등 국내 탈황설비 설계 및 제작사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탈황설비용 강재는 소수의 해외제철소에서만 생산돼 국내 고객사들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포스코가 국산화함으로써 8개월 이상의 긴 납기가 단축되고 가격에 대한 부담도 줄어 안정적인 소재 수급이 가능해졌다. 포스코는 선박 탈황설비뿐 아니라 화력발전소 탈황설비, 집진기 등 육상환경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S31254'강 판매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고객 맞춤형 신제품 개발로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 고성능·고수익성 제품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 방침 하에 가공성을 향상시킨 초고장력강을 개발했다. 80K급 초고강도 소재 개발로 강도는 물론 성형성이 개선되면서 기존 보다 15% 가량 경량화 효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강재를 원하는 형태로 자르거나 구부리기 용이하도록 연신율과 홀확장성을 개선시킨 글로벌용 100K급 냉연 도금재(GI)도 개발해 고객사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쇄빙선(얼음 사이로 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드는 배)용 복합성능 후판을 비롯해 건설용 고강도 극박재(얇은 두께의 강판, 6~10mm)인 TMCP강(고강도·고인성강) 개발에도 성공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강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강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용 초고장력강 등 신규 강종을 176종(상반기 기준) 개발을 마쳤고 내년까지 282종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미주 및 인도 지역 고객사 확대 등을 위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19개사를 대상으로 약 100여 강종의 인증을 완료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수소전기차 공급 확대를 겨냥해 금속분리판 연산 3만대 규모의 2공장을 연내 착공, 내년 11월부터 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내외 환경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 원가 경쟁력 제고, 판로 다각화 등이 철강사들의 주요 과제로 손꼽힌다"며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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