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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 삼성-1] 이재용의 뉴삼성, 한 세기 기업으로의 도전


입력 2019.11.11 06:00 수정 2019.11.11 05:51        이홍석 기자

3세 경영 본격화되는 삼성...선대 회장들과 다른 JY 리더십

도전·기술·상생 리더십에 탈 권위주의·실용주의 노선으로 혁신

3세 경영 본격화되는 삼성...선대 회장들과 다른 JY 리더십
도전·기술·상생 리더십에 탈 권위주의·실용주의 노선으로 혁신


지난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국내 TV 제조업체에서 반세기만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자 기업으로 성장했다. 가전과 스마트폰 등 완제품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부품분야에서도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기조 속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삼성의 경영환경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업황 하락이 겹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삼성전자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3세 경영이 속도를 내면서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준비가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하락 등 주력 산업의 어려움까지 겹치고 있다.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더 악화되고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회복도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반 세기를 넘어 한 세기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 도전·기술·상생 리더십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탈 권위주의·실용주의 노선으로 기업의 혁신을 꾀해 나가고 있다.

변화의 파고에 맞선 도전, 기업의 생존 필수 조건

이 부회장이 제시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리더십 키워드는 도전이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4차산업 혁명의 도래로 미래 산업의 변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부 경쟁자들의 추격이 거세질수록 이를 극복하는 길은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도전 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부회장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초일류 100년 기업을 일궈나가기 위한 첫 번째로 임직원들에게 미래를 위한 과감한 도전을 당부한 것도 그의 이러한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지난 1일 개최된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까지 50년은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했다. 앞으로 50년,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며 "50년 뒤 삼성전자의 미래는 임직원들이 꿈꾸고 도전하는 만큼 그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경기도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영향 속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주력 사업인 반도체·스마트폰·가전·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미국․중국․일본 등 경쟁국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과감한 도전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도전정신 고취는 초격차기술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도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고 있는 그의 경영행보와 맞닿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넘어 마이크로LED나 퀀텀닷(Q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의 과감한 도전은 당장의 성과 보다는 향후 잠재력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및 전장 등 신성장 산업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주력 사업들의 경우, 각 사업부별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에 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술 혁신

국내 TV 제조업체가 글로벌 전자 기업으로 성장해 온 회사의 역사에 따라 이 부회장도 초격차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회사 창립 50년 만에 TV 제조기업에서 스마트폰·TV·가전 등 완제품 업체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전자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부회장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 2의 스마트폰과 제 2의 반도체를 육성할 수 있는 혁신을 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오고 있다.

그가 최근 창립 50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며 “앞으로 기술혁신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락이 맞닿아 있다.

기존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는 특유의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려 글로벌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부상하는 AI·IoT·자율주행 및 전장 등 신성장동력들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겠다는 것이 기술 리더십의 핵심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물결 속에서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초일류 기술 중심 기업 문화를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추격자)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도자)로 확실히 자리 잡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육성 계획을 발표한 것도 지나친 메모리 의존도라는 약점을 메우고 진정한 기술 중심의 초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라며 "향후 신성장동력 육성에서도 이러한 기술 경영철학과 리더십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삼성전자
동반성장 통한 상생...탈 권위주의․실용주의 노선도

이 부회장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강조한 상생도 그의 경영철학이자 리더십의 특징이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삼성의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인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을 다 함께 실천해 가자"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당부했다.

이는 도전과 혁신의 과정을 통해 목표했던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삼성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만큼 다른 기업들은 물론, 사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상생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미 여러차례 이러한 지론을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도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그리고 디스플레이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상생 철학은 직원들의 근로 환경 개선 문제에서도 발휘됐다. 수년간 지속돼 온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적극적 보상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 500억원을 기탁하며 해결해 나간 것이다. 또 삼성전자 서비스 노조와의 합의해 서비스 기사 8700명을 직접 고용했다.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지난 2014년 갑작스레 총수 역할을 맡으면서도 과감한 경영 결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실용주의 경영 노선에 기인한다.

총수 역할을 맡게 된 그 해 11월 방산 분야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전격 매각하고 이듬해 나머지 화학 분야(삼성정밀화학·BP화학·에스케미칼)마저 롯데에 모두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이 부회장의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익을 내는 회사라 해도 자신이 있고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 방침이었기 때문이다.

탈 권위주의도 선대 회장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조직 문화 개선에서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이 부회장이 총수 역할을 맡게 된 2014년 삼성전자가 발표한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 선언을 통해 글로벌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 창출을 위해 과거 권위주의적 사고방식과 기존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을 모두 버리도록 한 것이다.

조직문화의 변화 없이는 임직원들의 창의력을 살릴 수 없고 이는 곧 혁신을 위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또 자신부터 실용적이지 않은 전용기를 매각하고 나홀로 출장과 의전 최소화 등 스스로 탈 권위주의 행보를 보이면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탈 권위주의와 상생 경영철학은 선대 회장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라며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그의 리더십이 어떻게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15일(현지시간)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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