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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대박?’ FA 전준우의 약점 셋


입력 2019.11.16 11:30 수정 2019.11.17 00:1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타자로서의 전준우는 A급 평가 받기 충분

많은 나이와 수비, FA 시장이 최대 걸림돌

대어급 FA로 평가 받는 전준우. ⓒ 뉴시스 대어급 FA로 평가 받는 전준우. ⓒ 뉴시스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분류된 전준우(33)가 극명하게 엇갈린 시선을 받고 있다.

전준우는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고 타율 0.301 22홈런 83타점을 기록,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커리어 하이였던 지난해(타율 0.342 33홈런 90타점)에 이은 변함없는 특급 타자라 할 수 있다.

프로 통산 11년째 시즌을 마친 전준우는 FA 자격을 획득했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대박 계약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전준우를 둘러싼 FA 시장 상황은 결코 그의 편이 아니다.

일단 타격만 놓고 봤을 때 전준우는 A급 타자임에 분명하다. 그는 최근 3년간 타율 0.321 73홈런 242타점의 누적 성적을 냈다. 이는 리그 전체 타자들 중 10위에 해당하는 매우 만족스러운 성적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전준우는 군 제대 후 체격을 크게 키운, 일명 ‘벌크업’을 하고 난 뒤 눈에 띄게 둔해진 모습이다. 좌익수 수비에서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준족을 이용한 도루 개수도 크게 감소했다.

따라서 전준우를 영입하려는 팀은 사실상 지명타자로 활용해야 하는데 반쪽짜리 타자가 대박 계약으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 부분이 전준우가 갖고 있는 첫 번째 약점이다.

2011년 이후 KBO리그 타자들의 나이별 평균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2011년 이후 KBO리그 타자들의 나이별 평균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내년이면 34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도 걸림돌이다. 2011년 이후 KBO리그 전체 타자들의 나이별 성적을 살펴보면 언제 하락세가 찾아오는지 잘 나타난다.

타자들은 26세부터 서서히 오름세를 타고 28세가 되는 해에 최고의 몸 상태를 얻게 된다. 이후 31세까지 4년간 최고조를 달리다 32세부터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다.

특히 전준우의 계약 첫해가 될 34세에는 장타력의 급감은 물론 주루플레이에서도 크게 둔화돼 잠재력이 막 폭발한 25세 선수보다 못한 성적을 찍게 된다. 여기에 계약 마지막 해(4년 계약 시)가 될 37세에는 주전 확보에 어려움까지 겪는 모습이다.

물론 전준우와 같은 A급 타자가 갑작스런 하향세에 접어들 가능성은 적은 편이나 그의 나이는 당장 노쇠화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다.

최형우, 유한준, 박용택처럼 30대 중반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정근우와 이택근, 김태균, 홍성흔 등은 만족스럽지 못한 계약기간을 보낸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전준우가 어느 쪽에 서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그를 영입하려는 팀은 이와 같은 위험요소를 감수해야 한다.

34세 이상 FA 타자들의 계약. ⓒ 데일리안 스포츠 34세 이상 FA 타자들의 계약. ⓒ 데일리안 스포츠

거품이 빠지고 얼어붙은 FA 시장의 상황도 전준우의 편이 아니다. KBO리그 FA 시장은 2018년까지 활황을 겪었고, A급 이상의 평가를 받은 선수들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쥐며 만족스러운 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거품론이 계속해서 불거졌고 이에 부담을 느낀 각 구단들은 지난해 FA 시장을 기점으로 지갑을 닫고 말았다.

지난해 양의지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잭팟(4년 125억 원)을 터뜨렸으나 그는 팀 전력을 끌어올릴 특급 선수였고,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았던 LG 박용택과 KT 박경수는 프랜차이즈 스타 대접을 받은 사례다. 전준우가 이와 같은 대우를 받으려면 잔류해야 하는데, 하필이면 롯데가 육성 쪽으로 가닥을 잡아 대박 계약을 안길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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