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쑥쑥 자라는 ‘킹전복’ 최초로 길러지는 ‘갑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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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08일 16:38:51
    [현장]쑥쑥 자라는 ‘킹전복’ 최초로 길러지는 ‘갑오징어’
    수산혁신 현장을 가다…新양식 도전에 성공한 사람들, 수산물의 대중화·양식의 산업화를 이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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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17 12:36
    이소희 기자(aswith@naver.com)
    수산혁신 현장을 가다…新양식 도전에 성공한 사람들, 수산물의 대중화·양식의 산업화를 이끌다

    시중에 시판되는 일반 전복보다 1.5배 이상 크면서 더 빨리 자라고 맛도 더 뛰어난 전복이 존재한다는 희소식이다.

    또 그간 바다로 나가 잡아와야만 해 몸값이 비쌌던 갑오징어가 연안에서 완전양식으로 길러져 더 자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양식이 까다로운 오징어류의 국내 최초 성공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상첨화’이자 생산자 입장에서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는 셈이다.

    이 같은 수산 혁신에 도전해 성공한 곳이 있다는 소식에 먼 길을 달려갔다.

    ◆땅끝 해남 가두리에 가보니…첨단기술 만난 참전복이 ‘킹전복’으로, 전복 대중화 앞당겨

    ▲ 전복 양식에 19년을 쏟아붓고 20년째 킹전복에 도전한 양철 대표. ⓒ데일리안

    ▲ 가두리양식장의 킹전복 종폐 ⓒ해수부

    우리나라 전복 양식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땅끝마을 해남. 국내에서는 먹이와 수온의 영향으로 전남 완도군과 해남군이 양식의 주산지로 꼽힌다.

    땅끝마을 해남의 서쪽 어란진항에서 뱃길로 15분 정도 나가면 전복의 새로운 종자 브랜드인 ‘킹전복’을 분양 받아 성공적으로 길러온 가두리 양식장에 다다른다.

    ‘킹전복’은 2004년부터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연구를 시작해 2017년 개발에 성공한 우량품종으로, 우리 전통적 종자에서 최고로 꼽는 참전복을 유전자 조작없이 첨단 선발육종기술을 이용해 신종 ‘속성장 육종참전복’으로 개발한 것을 뜻한다.

    이 같이 개발된 킹전복 유생 5억 마리를 21곳의 양식장에 분양했지만 치패생산 우수업체로 선정된 곳은 단 4곳이었다. 전복산업연합회 선정위원회의 깐깐한 선정을 거친 결과다.

    지역으로는 해남 2곳과 완도 2곳이 선정돼 2018년부터 현장 모니터링을 거치면서 일반 전복 보다 85%P~61%P 성장이 높아진 결과를 냈다. 평균 중량을 따지면 수정 후 18개월 된 시점에서 일반 전복이 32.2g 나간다면 킹전복은 59.5g가량이 되는 비교우위다.

    실제로 찾은 해남 가두리 시범양식장의 킹전복은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었다. 4cm가 된 종패를 입식한 지 10개월, 내년 10월께 출시를 앞두고 그야말로 쑥쑥 자라고 있었다.

    일반 전복은 상품화하려면 36개월이 걸리는 데 반해 킹전복은 26개월이면 가능하다. 양식기간을 10개월~1년 가까이 줄어들다보니 28%(kg당 3만3000원→2만3800원)의 생산원가 절감효과가 있으며, 현장보급 확대 때는 연간 184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킹전복의 특징은 크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복류는 5종으로 참전복, 까막전복, 왕전복, 말전복, 오분자기 정도인데 그 중 으뜸은 참전복이다. 맛과 영양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물며 킹전복은 동·서·남해의 자연산 참전복 중에서도 우수 종자만 가려 더 빨리 더 크게 키워낸 순수혈통이다 보니 앞으로 산업화의 가능성을 더 밝게 한다. 기존 시판하는 일반 전복은 대다수가 혈통이 섞인 교잡종들로 사육기간 단축과 생산 원가절감 등에서 킹전복을 따라갈 수 없다.

    전문가들은 “신기술의 개발로 보급이 늘면 기존의 양식업자들 사이에서 가격경쟁력 등으로 약간의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품질·맛·가격 등 여러 면에서 경제적 효과가 큰 킹전복으로 자연스레 전환될 것”이라며 “향후 5~6년 내에 전 양식가에 100% 보급하는 것이 목표이며 그리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해남의 시범양식장에서 만난 경진수산 양철(61) 대표는 전복 양식에 19년을 쏟아붓고 20년째 킹전복에 도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양 대표는 “워쩌다보니 내가 뽑혔는데(시범양식장으로) 19년 양식 보다 작년 한 해 한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양 대표는 “사육기간이 1년이 빨라부니까 1년 농사 안 한 것만큼 내가 더 많이 불(벌)지않겄나”라면서 기대치를 드러냈다. 최근 IT업계에 종사하던 사위도 귀어해 양식업에 함께 도전 중이다.

    전복 양식에서 앞으로의 화두는 고수온에 적응하는 것과 우수품종을 개발해 대량폐사를 막아내는 것으로, 이번 혁신적인 속성장 육종참전복 개발은 향후 산업과 다양한 형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킹전복과 일반전복의 크기 비교 ⓒ데일리안

    ▲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최완현 수산과학원장이 해남 가두리 현장에서 킹전복과 일반전복의 크기를 비교하고 있다. ⓒ해수부


    ◆몸값 오른 갑오징어…상업적 양식에 성공, 자원고갈에 고도화로 보급 늘린다

    생산량이 줄면서 갑오징어는 몸값이 많이 올랐다. 현재 갑오징어는 활어의 경우 kg당 2만원 이상의 고가에 거래된다.

    1983년 이후 5만9487톤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1991년에 8149톤으로, 1만톤 이하로 줄어들었고 2010년대는 4000톤 이하가 됐다.

    이 같은 자원량 감소는 서식과 산란장 등 연안 환경의 변화와 무분별한 남획으로 갑오징어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자원회복과 양식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커졌다.

    하지만 오징어를 포함한 두족류는 대부분 초기먹이가 밝혀져 있지 않아 종자생산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어린 갑오징어는 적당한 크기의 살아있는 먹이만 포식하는 습성이 있고 1년~1년반 정도 생존한다.

    이러한 갑오징어의 습성을 이해하고 어류 종자생산에 많이 이용되는 일테미아의 노플리우스 유생이 아닌 성체로 배양·공급해 종자생산에 성공했고 마침내 올해 5월에는 현장 양식에 착수했다.

    이 같은 성과에는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이 한몫했다. 국내 수산기술 원천을 개발하고 축제식 양식장에 보급해 수산물을 길러내는 데는 수산과학원이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갑오징어 양식 성공에는 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꾸준한 연구가 바탕이 돼 봄철 수온이 동북부 해역보다 빨리 상승해 양식이 빨리 시작되고 서해보다 조수간만의 차가 적어 여름철 고온수기에 환수량을 늘려주는 해남지역의 대오수산 양삭장과 협업해 6~7개월 만에 최대 320g 내외의 크기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 상업적 양식에 성공한 양식장의 갑오징어 ⓒ해수부

    찾아간 해남의 갑오징어 양식장에서는 이들의 성과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먹이 활동에 도움이 되는 플랑크톤과 생새우가 수조의 물을 탁하게는 했지만 그 속에서 유영하는 성체가 된 갑오징어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수산과학원은 내년에 올해보다 20%가 증가된 20억 마리로 유생보급을 늘리고 올해보다 생장기간을 늘려 무게도 500g 이상으로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이날 갑오징어 양식기술개발 현장에 함께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양식기간 10개월 단축에 성공한 전복과 상업적 양식에 성공한 갑오징어의 사례를 현장에서 보고나니 뿌듯하다”면서 “개발된 기술이 상업생산체계로 이어지질 바란다”고 강조했다.

    향후 여름철 고수온 대응방안 등 양식기술 고도화와 보급확대가 수산물의 대중화·양식의 산업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데일리안 =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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