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정부, 올해 경제정책 사실상 ‘시즌아웃’…내년 전략에 집중


입력 2019.11.18 10:16 수정 2019.11.18 11:00        배군득 기자

남은 기간 재정집행 등 추진…성장률 2.0% 방어에 올인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출·건설투자 등 ‘배수의 진’에 초점

남은 기간 재정집행 등 추진…성장률 2.0% 방어에 올인
내년 경제정책방향, 수출·건설투자 등 ‘배수의 진’에 초점


홍남기 경제부총리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뉴시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2.0% 굳히기에 돌입했다. 아직 한 달 이상 남은 상황에서 사실상 올해 경제정책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일찌감치 내년 전략을 구상해 1분기 중에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조기에 ‘시즌아웃’을 하겠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꼽히는 수출이 대표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부진이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라는 게 산업부의 해명이다. 아예 내년 1분기 수출 호재에 대한 부분을 부각시키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각종 공식석상에서 내년 1분기 수출 호재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기저효과와 선박, 자동차 등 반등 요건이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도 올해는 2.0% 성장률을 방어하겠다는 움직임이 크다. 남은 기간 동안 재정집행과 정책금융, 무역금융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구상만 내놨다. 더 이상 성장률 반등을 할 만한 정책이 없음을 인정한 대목이다.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경제 활력을 담겠다는 내용도 빠르게 언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되는 시점에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거론하던 예년과 다른 양상이다. 그만큼 올해는 조기에 마무리하고 내년 모드로 정책을 집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경제동향 11월호’에서 “3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과 소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지며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 수출규제 조치가 계속되고, 미중 무역협상 전개 양상 및 글로번 반도체 업황 회복시기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이어 “올해 남은 기간 이·불용 최소화 등 재정집행과 정책금융, 무역금융 집행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민간활력을 높여 경기 반등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도록 경제활력 제고 과제를 발굴해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올해 정책 마무리를 조기에 하는 것은 내년 경제 성장도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믿었던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4분기 선방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된 부분도 크다. 4분기에 깜작 성장하더라도 경우의 수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더구나 다음달 초 예산안 통과도 걸려 있다. 최근 여야 대립각이 큰 상황에서 예산안 통과 법정시한인 12월 2일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정부로서는 올해 경제정책보다 내년 경제성장을 강조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0~2.1%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는 3분기까지 제기했던 수준보다 0.2~0.3%p 낮은 수치다.

시장에서 올해 2%대 성장률 방어도 어렵다는 부정적 시각을 상쇄하려는 전략도 담겨 있다. 내년 기대치를 높여 4분기에 조기 투자를 이끌어 내려는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을 일찌감치 접은 것은 내년 기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며 “이를 통해 내년에 투자할 부분을 4분기에 조기 반영해 1분기 중 성장률 신장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