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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일리 있는 2차 드래프트 무용론, 폐지 가닥?


입력 2019.11.23 07:00 수정 2019.11.23 04:3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두산 베어스 유출 현상 이번 지명 회의에서도 뚜렷

일부 구단 육성 능력 상실,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두산 베어스 유출 현상 이번 지명 회의에서도 뚜렷
일부 구단 육성 능력 상실,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한화에 지명된 정진호는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들었던 선수다. ⓒ 뉴시스 한화에 지명된 정진호는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들었던 선수다. ⓒ 뉴시스

2년 주기로 열리는 KBO 2차 드래프트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0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2019 KBO 2차 드래프트’ 행사를 가졌다. 10개 구단이 3명씩 지명할 수 있어 총 30명의 선수들이 이동 가능하지만, 이번 지명 행사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는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인 18명에 그쳤다.

올 시즌 우승팀 두산은 단 한 명의 선수도 고르지 않았고, 키움 역시 2년 연속 자체 선수 육성에 힘을 쏟기로 했다. 3라운드까지 3명의 지명권을 모두 행사한 구단은 SK와 LG, NC, 한화 등 4팀뿐이다.

이처럼 지명권을 포기하는 구단이 속출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고를 선수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차 드래프트서 선수를 지명하게 되면 라운드별 보상금으로 1라운드는 3억 원, 2라운드 2억 원, 3라운드 1억 원을 내야 한다. 즉, 3명을 모두 영입하면 총 6억 원의 적지 않은 금액이 소요되는 셈이다. 여기에 해당 선수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봉은 별도다.

하지만 지명권을 철회한 구단들은 이와 같은 보상금액을 주고 영입할 선수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2011년 첫 도입된 2차 드래프트는 9구단 NC의 가입과 맞물려 구단 간 전력 불균형 해소를 위해 마련됐다. 그러면서 1군에 진입하지 못해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이적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 효과가 기대됐다.

실제로 도입 초반에는 취지에 걸맞게 많은 선수들이 제2의 야구 인생을 열었다. 대표적인 예가 NC 이재학이다.

두산 출신이었던 이재학은 NC로 자리를 옮긴 뒤 신인왕까지 차지했고 지금도 팀의 주축 선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롯데로 이적한 오현택 역시 홀드왕에 오르며 최대 수혜를 입은 선수로 기억된다.

2차 드래프트 최대 수혜자는 신인왕 출신인 NC 이재학이다. ⓒ 뉴시스 2차 드래프트 최대 수혜자는 신인왕 출신인 NC 이재학이다. ⓒ 뉴시스

그러나 최근에는 특정팀 유출 쏠림 현상이 불거졌고 육성에 어려움을 겪는 구단들만 혜택을 보는 것 아닌가란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최대 피해자는 역시나 ‘화수분 야구’ 대변되며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2차 드래프트가 첫 시행된 2011년부터 이번 시즌까지 총 5번의 지명회의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3명의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보상금을 벌어들였지만 이들의 기량과 구단이 쏟아 부은 노력과 시간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두산과 키움 정도의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구단들은 선수 수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몇몇 구단들은 아예 40인 보호 명단을 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2차 드래프트는 9구단 NC에 이어 10구단 KT가 창단하면서 ‘부의 재분배’ 개념으로 시작된 제도다. 하지만 막내 구단 KT가 1군에 진입한지도 올해로 5년째가 됐고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하며 KBO리그에 연착륙하는데 성공했다.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는 2차 드래프트의 무용론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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