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난망 북한 억류·납치 피해…"법적 조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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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9년 12월 15일 15:32:30
    해결난망 북한 억류·납치 피해…"법적 조치 필요하다"
    법적 대응 통해 결과 얻은 웜비어 부부 사례 주목
    전문가들 '사법 절차 통해 국내외 대응 나서야'
    세계 각국 피해자들…'집단적 대응 필요성'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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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9-11-23 03:00
    강현태 기자(trustme@dailian.co.kr)
    법적 대응 통해 결과 얻은 웜비어 부부 사례 주목
    전문가들 '사법 절차 통해 국내외 대응 나서야'
    세계 각국 피해자들…'집단적 대응 필요성'에 공감


    ▲ 마쓰모토 데루아키 일본 납북자 마쓰모토 루미코의 동생이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북한의 납치 및 억류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위한 국제 결의 대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뉴시스

    "절대 포기 하지마라(Never give up)."

    미국인 납북 피해 사망자인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의 발언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의 발언은 2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북한 납치·억류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위한 국제 결의 대회'에서 세계 각지의 피해자 및 가족들이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가운데 나왔다.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0년 가까이 북한의 강제 억류·납치 실상을 알려온 이들은 '국제적 연대를 통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법·외교·인권 전문가들은 민간 영역에서의 활동이 '네이밍 앤 셰이밍(naming and shaming·이름을 거론해 망신 주기)'에 그쳤다고 평가하며 법적 조치를 통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나 폴슨 유엔 서울인권사무소장은 이날 격려사에서 "여러분들은 자신이 겪은 비극으로 정의 추구의 계기를 만들었다"며 "(여러분들이) 수많은 다른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폴슨 사무소장은 "진정한 평화는 정의와 존엄성이 중심부에 있어야 한다"며 "모든 문제를 바로잡을 순 없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수는 있다. 책임을 묻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그들의 존엄성을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배상 받아낸 웜비어 부부 사례에 이목 집중
    웜비어 부부 "북한에 대한 법적 규제" 강조


    ▲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가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북한에 의한 납치 및 억류 피해자 방한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미국·일본·태국의 피해자 및 가족들은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진상 규명 조치들의 한계를 언급하며 연대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날 결의 대회에선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송환된 지 6일 만에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 부모의 '법적 대응'이 이목을 끌었다. 부부는 법적 대응의 일환으로 북한 해외 자산에 대한 고발조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프레드·신디 웜비어 씨는 "주독 북한대사관이 운영하는 호스텔이 베를린 장벽 인근에서 매월 6만~10만 유로(약 7800만원~1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독일법과 유럽연합법에 저촉되는 일이자 법치주의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웜비어 부부는 "루마니아·불가리아·폴란드 등지에서도 북한이 호스텔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불법 사업을 적발해서 알림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북한 바깥에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사법 절차를 통해 피해 배상을 받게 된 과정을 복기하며 "정부와 같이 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북한을 법적으로 규제하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앞서 웜비어 부부는 미국 법원을 통해 아들 사망에 대한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았다. 부부는 배상을 거부한 북한을 대신해 미국 정부가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법원은 부부의 손을 들어줬고, 선박 매각 금액 중 일부가 웜비어 부부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부부는 배상금 용처와 관련해 "납북 피해자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의 대회에는 △1969년 KAL기 납치 사건으로 아버지와 생이별 했다는 황인철 씨 △6.25 전쟁당시 아버지가 강제 납북됐다는 김남주 씨 △40년 전 마카오에서 고모가 납치됐다는 태국인 반종 판초이 씨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신의 누나 납북 사실을 인정했다는 마쓰모토 데루아키 씨 △43년 만에 탈북에 성공한 재일교포 가와사키 에이코 씨가 참석해 피해 사례와 법적 대응 과정을 공개했다.

    전문가들 "국내외적 사법절차 검토해 볼 만"
    법적 절차 외에 '보완적 조치'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연구원은 90년대 유대인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독일 기업을 상대로 진행한 소송을 언급하며 "승소 하지 않아도, 판결 이행이 안 되더라도 (독일 사례처럼) 합의를 통한 배상으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소송을 활용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 사법절차를 담당하는 △국제사법재판소 △국제형사재판소와 국내 사법절차인 △헌법소원 △민사소송 △형사소송 등을 언급하며 소 제기 가능성을 검토했다.

    아울러 신 연구원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실질적 활동보장 △북한인권법 개정 △납치·강제 실종 피해자 온라인 DB 구축 등 보완적 조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김태훈 변호사는 "남북이 서로를 사실상의 지방자치정부로 보고 한시적으로 이를 용인하고 있다"면서 "형사처벌보다는 민사소송을 하는 게 좀 더 실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정부를 일종의 '비법인사단'으로 보고 국군포로 관련 소송을 현재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데일리안 = 강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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