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터뷰] 공효진 "'동백꽃' 덕에 내 삶에도 기적이"


입력 2019.11.27 08:57 수정 2019.11.30 14:09        부수정 기자

KBS2 '동백꽃 필 무렵'서 동백 역

"상대 배우 대사 진심으로 받아들여"

KBS2 '동백꽃 필 무렵'서 동백 역
"상대 배우 대사 진심으로 받아들여"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이젠 공블리 아닌 '동백이'다. 공효진(39)이 또 해냈다. 언제나 그랬듯, 자기만의 매력으로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어냈다. KBS2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서다.

'동백꽃 필 무렵'은 옹산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사람은 사람이 구원해줄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19.7%-23.8%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성적이다.

드라마에서 '동백이'를 연기한 공효진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후 싱글맘으로 산 동백은 약자였다. 대사에서도 말해주듯, 동백은 항상 땅만 보고 걷던 인물이었다.

그런 동백은 공효진이라는 평범한 듯, 비범한 배우를 만나 훨훨 날았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드라마를 보고 밖에서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촬영 2주 전부터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마지막회 장면을 끝내고 울었다. 드라마를 통해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루고 싶은 만큼 이뤘고, 높은 성취감을 느낀다. 내가 한 작품에 중에 가장 뿌듯하다. 선물 같은 드라마였다"고 강조했다.

공효진은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이 채웠다. "모든 게 풍요로웠어요. 기적이자 선물 같았죠. 주인공 둘만 남는 드라마가 아니라 모든 인물이 빛났잖아요. 시청자들에게 받은 긍정의 반응이 에너지로 쌓였어요. 보통 드라마를 촬영하면 몸무게가 빠지는데 이번에는 살이 좀 쪘답니다."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배우가 생각하는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물었다. 흠잡을 데 없는 대본, 각양각색의 인물,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이야기를 꼽았다. 사랑 이야기가 주가 아닌 사람 이야기란다.

작품에 대한 공효진의 사랑은 개인 SNS에 잘 드러난다. 그는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올렸다"고 미소 지었다.

상처가 있는 캐릭터는 공효진과 잘 어울린다. 결핍 있는 평범한 인물을 매끄럽게 연기해내는 재주를 부리는 배우다. 평범함 속에서도 특별한 '공블리'(공효진+러블리) 매력을 과하지 않게 드러낸다.

공효진의 이런 장기는 작품에도 잘 나타난다. '네 멋대로 해라'(2002)를 시작으로 '눈사람'(2003), '상두야 학교가자'(2003), '건빵 선생과 별사탕'(2005), '고맙습니다'(2007)를 연속으로 히트시켰다.

'드라마 흥행 불패'인 그는 "대본을 보는 취향이 요즘 사람들과 잘 맞는 것 같다"며 "여러 조건을 신경 쓰지 않고 내가 봐서 재밌어야 하는 편이다"고 강조했다. "할 때마다 또 잘 되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 싶어요. 근데 또 잘 돼서 신기합니다. 이번 드라마가 너무 잘 돼서 다음엔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공효진의 전매 특허는 눈물 연기다. 사람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비결을 물었더니 "대사와 인물에 집중하려 한다"며 "이번에는 대사가 슬퍼서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상대방 연기할 때 특히 우는 편이다"고 답했다.

동백은 옹산에서 절세 미녀였다. 이를 언급하자 웃은 "절세 미인은 아니고, 용산의 뉴페이스"라고 수줍어했다.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까불이를 추리하는 재미도 있었다. 배우는 "주변에서 까불이를 물어보는사람이 있었다"며 "막판 대본을 보고 알았다"고 전했다. "시청자들 반응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출연자들끼리 드라마톡 보면서 많이 웃었죠. 대사 한마디에 반응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향미 트렌스젠더설이 제일 황당했답니다. 하하."

아들 필구와 호흡도 빛났다. 작품할 때는 엄마라고 불렀는데 이젠 이모라고 한단다. 공효진은 "참 똘똘하고 밝은 아이"라며 "그냥 아이 같아서 좋았다. 서로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인데 참 귀엽다"고 웃었다.

'고맙습니다'에 이어 오랜만에 모성애 연기에 나선 그는 "예전보다 모성애 연기가 나아졌는진 모르겠다"며 "실제 엄마인 배우가 했으면 더 잘했을 것 같다. 내가 엄마가 아니니깐 모성애는 정말,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엄마 이정은과 투샷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샘을 자아냈다. 공효진은 "실제론 언니 같은데 연기할 때는 엄마 같았다"며 "항상 칭찬해주셨다"고 전했다.

'용식이' 강하늘에 대해선 "최고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열 살 차이가 나는 후배예요. 착해 빠진 것만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용식이 같아요. 주관도 뚜렷하고 강단 있어요(웃음)."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배우 공효진은 최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을 맡았다.ⓒ팬엔터테인먼트

'천사' 용식이는 동백이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준 사람이었다. 용식이 같은 남자가 있을까. "용식이가 동백이에게 '저는 무제한이고 쉬운 놈만 할 거'라고 했어요. 그런 남자가 있을까요? 없죠. 근데 용식이의 패션 세계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검은 양말을 고수했거든요."

공효진은 누굴 붙여놔도 케미를 뽐낸다. 동물과도 찰떡이다. 공효진만의 능력이다. "저는 어떤 장면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요.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하고, 리액션을 잘 하는 편이에요. 상대 배우의 말을 진짜 귀담아들으려고 하죠. 그래야 제 대사가 잘 생각나고,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공효진은 올해 KBS 연기대상 후보로 꼽힌다. 배우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원래부터 1등은 싫어한다는 그는 2, 3등이 편하다고 손사래 쳤다.

'동백이'는 이제 '공블리'보다 더 친숙한 수식어가 됐다. 배우 역시 인정한다. 그간 했던 드라마 중 가장 뜨거운 사랑을 체감한 작품은 차승원과 함께한 '최고의 사랑'이었다. 시간이 지나 '동백꽃'은 그에게 잊지 못할 값진 작품이 됐다.

다신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 작품을 못 만날 거라는 생각했는데 어김없이 만났다. 해볼만큼 해보고, 누릴 만큼 누렸다고 생각했다는 그도 이번 작품에선 또 다른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인생, 참 알 수 없다고 느꼈단다. '동백꽃'이 말했 듯, 인생에 기적이 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저한테 동백 언니라고 부르더라고요. 이런 드라마는 또 못 만나지 않을까요? 자극적인 콘텐츠가 판치지만 결국엔 사람이고, 힐링이구나 싶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