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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전진 4.0' 창준위 출범…한국의 '앙 마르슈' 될까


입력 2019.12.02 03:00 수정 2019.12.02 05:20        정도원 기자

"민주당, 노조 기득권"…공공·노동개혁 방점

당명 '전진 4.0'…마크롱 '앙 마르슈' 의식?

"설 전 중앙당 창당…합류할 현역 의원 있다"

"민주당, 노조 기득권"…공공·노동개혁 방점
당명 '전진 4.0'…마크롱 '앙 마르슈' 의식?
"설 전 중앙당 창당…합류할 현역 의원 있다"


이언주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과 주요 창당발기인들이 1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성료하고 피날레 공연 '시민의 노래'에 맞춰 당기를 휘날리고 있다. ⓒ전진 4.0 창준위 제공 이언주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과 주요 창당발기인들이 1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성료하고 피날레 공연 '시민의 노래'에 맞춰 당기를 휘날리고 있다. ⓒ전진 4.0 창준위 제공

이언주 의원이 이끄는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 4.0, 가칭)이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했다. 단독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된 이 의원은 설 전에 중앙당 창당을 마무리짓고, 내년 총선 때 최대한 많은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전진 4.0'은 1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이정훈 울산대 법철학 교수, 백승재 전 대한변협 부회장,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김원성 CJ E&M 전략기획국장, 신영철 밀양소상공인연합회장, 이아람 한국대학생연합 대표, '한국의 폴 포츠' 남현봉 씨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창당발기인과 지지자 등을 합해 500석 대회의실에 사람이 가득 들어찼으며, 일부는 서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지켜봤다. '전진 4.0' 창준위는 10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다.

이날 연단에 선 창당발기인과 내빈들은 현 정권을 강력히 규탄했다.

김옥선 전 신민당 의원은 축사에서 "20~30년을 독재로 정권을 장악하면서 코드가 맞지 않으면 궤멸시키려드는 무모한 현실 앞에서 너무나 원통하고 분하며 억울하고 가슴 아팠다"며 "죄없는 많은 국민들이 엄동설한에 노중에서 단식하고 철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의원들을 무기력한 거수기로 만들고 사법부를 무릎꿇리는 소아병적 시정잡배만도 못한 이런 정권이야말로 이 지상 위에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언주 창당준비위원장을 선두로 모든 투사들이 좌고우면 말고 전진, 전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창당발기인대회 임시의장을 맡은 박휘락 교수는 "좌파정부에게 더 이상 이 나라를 맡겼다가는 나라가 공산화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언주 의원을 비롯해 여러분들도 나와 똑같은 절박감으로 이 자리에 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명 '미래를 향한 전진 4.0'을 제안한 백승재 변호사는 "아침에 일어나면 창밖을 내다본다. 간밤에 인공기가 휘날리고 있을까 걱정"이라며 "경제가 몰락하는 속도로 보면 내일 아침 우리가 다니는 직장, 여러분이 운영하는 가게가 한꺼번에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권은 뒷통수에 눈이 달려있는 것처럼 과거만 보고 있으니, '미래를 향한 전진'으로 우리 당명을 정하자"며 "'4.0'이란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만든 '건국의 시대', 박정희 대통령이 빈곤을 몰아낸 '산업화의 시대', 87체제로 민주화를 이루려 했던 시대를 마감한 이후의 시대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안산시장을 지낸 박주원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이언주 의원을 단독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추대할 것을 제안했다. 제청과 삼청을 거쳐 이의 없이 만장일치로 이 의원을 추대하는 순간, 장내에서는 큰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어진 수락 연설에서 이언주 의원은 △'운동권 세력' 종결 △'퍼주기 복지' 마감 △공공·노동부문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민주화 세력'이라 해서 속았지만 알고보니 이면에는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사회주의·전체주의로 가고자 하는 '운동권 세력'이 퍼져 있었다"며 "전대협 의장 출신만 정치할 수 있다면, 그 밑에서 지배당하는 고통스런 국민들의 마음은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느냐"고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세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민주당은 자유와 인권을 무시하고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면서 '민주화 세력'이라는 '레테르'만 붙어 있다"며 "노조와 결탁한 기득권 세력이 다 됐다"고 비판의 고삐를 죄었다.

현 정권을 향해서도 "국민들을 더 가난하게 해서 '퍼주기 복지'에 목을 매달게 해 자신들에게 표를 주게 하려고 이들을 의도적으로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게 아니냐"며 "국민의 혈세로 경쟁하지 않는 공공부문이 국민을 노예로 만들어 지배하는 사회를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옥선 "소아병 시정잡배 정권 존재 어렵다"
박휘락 "좌파에 더 이상 나라 맡기면 공산화"
백승재"간밤 인공기 휘날릴까 아침마다 걱정"


이언주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과 주요 창당발기인, 내빈들이 1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이언주 '전진 4.0' 창당준비위원장과 주요 창당발기인, 내빈들이 1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이 의원이 이날 수락 연설에서 공공부문·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며, 공공·노동개혁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은 것은 이를 바탕으로 정권을 잡고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롤 모델'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력한 공공·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본래 중도좌파 사회당 출신이었으나, 사회당 정치인들이 노조와 결탁해 기득권 세력화된 것에 실망해 2017년 대선·총선을 앞두고 중도우파 신당 '앙 마르슈(En Marche·전진)'를 창당했다.

이 의원은 서울대 불문과 출신으로 본래 민주당으로 정계에 입문했으나 '운동권 세력'에 환멸을 느껴 중도우파로 돌아선 만큼, 이러한 마크롱의 전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명 '전진 4.0'에서도 '앙 마르슈(프랑스어로 '전진'이라는 뜻)'의 영향이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이날 수락 연설 도중 이 의원은 이러한 신당은 현역 의원이 주도하지 않으면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앞장서 깃발을 들었을 뿐이라며, 자신을 딛고 넘어서달라고 호소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보이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나는 현역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깃발을 들었다. 깃발을 들어야 (국민들에게) 보이기 때문에 앞장서고 있을 뿐"이라며 "여러분이 나를 넘어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우리나라를 바로세워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창당발기인대회를 무사히 마친 '전진 4.0'은 정당법상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 들어섰다. 현행 정당법은 창준위가 6개월 내에 5개 이상의 시·도당을 창당해야 중앙당을 창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창당발기인대회 직후 가진 창당준비위원장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원은 "시·도당은 아주 공격적으로 창당해나갈 생각이다. 5개 시·도당을 가능하면 연말까지, 늦어도 1월초까지 창당할 생각"이라며 "중앙당 창당은 설 전에 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는) 문재인정권에 대한 견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야권연대도 열려 있지만, 가능한한 최대한 많은 후보를 낼 것"이라며 "'전진 4.0'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야권을 재구성하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창조적 파괴' 야권발 정계개편의 과정에서 현역 의원의 추가적인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도 연락이 오가는 분들이 있다. 충분히 함께 할 분들이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며 "다만 (합류할 의원이) '몇 명이냐' 하는 문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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