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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열쇠' 하나금융 사외이사 8人 물갈이 '촉각'


입력 2019.12.06 06:00 수정 2019.12.05 21:25        부광우 기자

내년 초 주총서 임기 일제 종료…교체 폭 관심

회장 추천권 누가 쥘까…금융당국 눈초리 부담

내년 초 주총서 임기 일제 종료…교체 폭 관심
회장 추천권 누가 쥘까…금융당국 눈초리 부담


하나금융그룹의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8명 모두가 조만간 공식 임기 종료를 맞이하게 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하나금융그룹의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8명 모두가 조만간 공식 임기 종료를 맞이하게 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뉴시스


하나금융그룹의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8명 모두가 조만간 공식 임기 종료를 맞이하게 되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의 회장 교체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차기 인선의 핵심이 돼야 할 인사들이 대폭 물갈이에 직면하게 된 현실은 공교로운 대목이다. 새 사외이사들이 면면에 따라 다음 회장의 윤곽도 일찌감치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한층 매서워진 금융당국의 눈초리는 하나금융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8명 전원의 임기가 내년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끝난다. 현 인원들 중 몇 명까지 재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원칙대로라면 주주들의 의사 결정에 따라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의 변화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단지 우연처럼 겹치게 된 타이밍 때문만은 아니다. 새롭게 조직된 사외이사진이 다음 하나금융 회장 선출의 열쇠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내부 규정 상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에겐 차기 회장 후보를 선택할 권한이 자동적으로 주어진다. 모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의 구성 멤버로 참여하게 돼 있어서다.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의 남은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로, 더 이상 연임엔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은 늦어도 내년 말에는 본격적인 신임 회장 선정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에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김 회장 다음으로 하나금융을 이끌게 될 수장 후보군을 추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하나금융 사외이사진의 핵심 멤버들은 소위 김 회장의 사람들로 꼽힌다. 비교적 하나금융 사외이사직을 오래 유지하며 주축을 담당해 온 이들이 김 회장과 연결고리도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2015년에 영입돼 제일 오래도록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윤성복 사외이사를 비롯, 재선임 경험이 있는 박원구·차은영·허윤 등 4명의 사외이사들은 전부 송기진 전 사외이사가 추천한 인사들이다. 그런데 송 전 사외이사를 하나금융에 추천했었던 이가 바로 김 회장이다. 반면 나머지 백태승·김홍진·양동훈·이정원 사외이사는 지난해 혹은 올해 신규 선임돼 첫 임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장기간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맡아 오던 구성원들이 내년에도 위치를 사수할 경우 차기 회장 선정에 김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할 공산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는 함영주 부회장이다. 함 부회장은 하나금융 내에 하나뿐인 부회장직에 오르며 김 회장에 이은 유일한 2인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지배구조와 밀접할 수밖에 없는 역학구조 탓에 내년 초 공식 선출된 하나금융의 새 사외이사진은 남다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금융당국은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눈초리를 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들어 금융당국이 금융그룹들의 회장 교체를 두고 사외이사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월 KEB하나은행장이었던 함 부회장이 은행장 3연임 시도에 나서자, 윤석한 금융감독원장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 원장은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을 만나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안정성과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함 부회장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끝내 함 부회장은 1심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윤 원장 발언 이틀 만에 연임을 포기했다.

금감원은 이번 달 새 회장 후보군을 추리고 있는 신한금융 회추위에도 비슷한 맥락의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4일 신한금융 사외이사 두 명과 면담한 자리에서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신한은행 신입사원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용병 현 회장이 연임에 시동을 걸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의 거버넌스를 두고 투명성 논란이 확대되면서,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들의 회장 후보군 추천 역할과 그 과정에서의 공정성 확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반대로 민간 기업에 금융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관치금융 비판도 여전한 만큼, 사외이사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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