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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실축도 감싼 박항서 감독 “잘해왔던 선수들”


입력 2019.12.06 00:02 수정 2019.12.06 08:4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동남아시안게임 축구 4강 진출...라이벌 태국 탈락

실수한 골키퍼와 실축한 키커 감싸며 격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라이벌 태국을 조별리그 탈락으로 몰아넣었다(자료사진). ⓒ 뉴시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라이벌 태국을 조별리그 탈락으로 몰아넣었다(자료사진). ⓒ 뉴시스

60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라이벌 태국을 밀어내고 4강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U-22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필리핀 마닐라서 펼쳐진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태국과 2-2로 비겼다.

전반 초반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로 잇따라 2골을 허용한 베트남은 0-2로 끌려갔다. 베트남을 2골차 이상으로 꺾어야 자력으로 준결승에 오르는 태국의 공세는 매서웠다. 일본 출신의 니시노 아키라 태국 감독의 표정도 밝아졌다.

그러나 베트남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이 강조하는 ‘베트남 정신’에 따라 포기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실점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추격골을 터뜨렸다. 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응우옌 띠엔 린이 헤더로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23분에는 행운도 깃들었다. 탄 신이 페널티킥 실축으로 동점 기회를 날리는 듯했지만, 주심이 태국 골키퍼가 먼저 움직였다고 판단해 베트남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부여했다.

행운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키커를 바꿨다. 페널티킥을 유도했던 띠엔 린은 키커로 나서 골문을 뚫으며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비기기만 해도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베트남은 여유를 되찾았고, 2-2 스코어를 끝까지 지켜 조 1위를 수성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라이벌 태국을 조별리그 탈락으로 밀어낸 베트남은 B조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 오는 7일 A조 2위 캄보디아와 맞붙는다.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 ⓒ 뉴시스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 ⓒ 뉴시스

경기 후 베트남 매체 ‘kenh14.vn’ 등 보도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말 어려운 전반전을 보냈다. 하지만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 승점을 따낼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골키퍼 응우옌 반 투안의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한 것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잘 해줬다”고 실수를 덮어줬고, 후반 페널티킥 때 키커를 교체한 상황에 대해서는 “탄신이 실축에 대한 부담을 느낄 것 같아 띠엔 린으로 바꿨을 뿐이다. 탄신은 페널티킥 실력이 있는 선수”라며 감쌌다.

무조건 감싼 것은 아니다. 잘 풀리지 않았던 부분이나 실수들은 비디오를 통해 다시 보면서 분석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자회견과 같은 공개석상에서는 굳이 선수들의 실수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박항서 감독의 생각이다. 이러한 박항서 감독 특유의 온화한 '파파리더십'은 베트남 선수들을 한데 뭉치게 하며 이 자리까지 끌고 온 '박항서 매직'의 근간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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