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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


입력 2019.12.10 08:14 수정 2019.12.10 08:15        조인영 기자

대우그룹 재계 2위로 키운 세계경영 신화

베트남서 건강악화로 작년 귀국…"GYBM 교육사업 체계화해줄 것" 유지 남겨

고 김우중 전 회장 영정사진ⓒ대우세계경영연구회 고 김우중 전 회장 영정사진ⓒ대우세계경영연구회

대우그룹 재계 2위로 키운 세계경영 신화
베트남서 건강악화로 작년 귀국…"GYBM 교육사업 체계화해줄 것" 유지 남겨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 간 투병생활을 했다.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 관계자는 "김 회장은 지난해 8월말 베트남 하노이 소재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청년사업가) 양성 교육 현장을 방문하고 귀국한 이후 건강이 안 좋아져 통원 치료를 하는 등 대외활동을 자제해오다 12월 말부터 증세가 악화돼 장기 입원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계경영 신화'의 몰락 이후 베트남에서 지내던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 만에 병원에서 생을 마쳤다.

1936년 대구 출생인 김 전 회장은 한국전쟁으로 부친이 납북된 이후 서울로 올라와 경기중학교와 경기고등학교를 나왔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만 30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45세인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1990년대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신흥국 출신 최대의 다국적기업'으로 대우를 성장시켰으며, 1998년 당시 대우의 수출규모는 한국 총 수출액의 약 14%에 달하기도 했다. 고인은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유명한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1998년 대우그룹은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린 데다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대우그룹은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지만 결국 1999년 8월 전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해체됐다.

그룹 해체 이후 김 전 회장은 2010년부터 동남아에서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양성사업에 매진했다. 그 결과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1000여명의 청년사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대우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유지(遺志)로 남겼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참석한 공식 행사는 지난해 3월 22일 열린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식'으로 기록됐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에도 매년 창업기념일을 기려 기념행사를 진행해왔으며 김 회장을 포함해 300여명 이상의 임직원이 참석해 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뤄진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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