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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11배…씨티은행의 남다른 외화 곳간


입력 2019.12.12 06:00 수정 2019.12.11 22:06        박유진 기자

씨티은행 2년 만에 외화 정기예금 1조 이상 늘어

외화 특판·달러화 선호 현상에 외화 곳간 호황

씨티은행 2년 만에 외화 정기예금 1조 이상 늘어
외화 특판·달러화 선호 현상에 외화 곳간 호황


ⓒ데일리안 ⓒ데일리안


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에 따라 개인 '환테크족'을 중심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 정기예금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의 예금이 남다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외 금융 시장의 변동성과 관계없이 매 분기 잔액이 빠르게 증가 중인 상태로 최근 2년 간 외화 정기예금 잔액이 1조3599억원 불어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협상 기조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을 이어가던 지난 9월 은행권의 기한부 외화예금(외화 정기예금)은 전년 말 대비 10조6348억원(18%) 불어난 70조3576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20% 증가한 19조3147억원, KEB하나은행 25% 늘어난 17조9558억원, KB국민은행 6조9617억원으로 23%, 우리은행의 예금은 11% 확대된 26조1253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계은행 중에서는 씨티은행의 외화 정기예금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냈다. 3분기 연결 기준 외화 정기예금 잔액은 1조4935억원으로 전년 말(7726억원)보다 2배 가까이 불어났고, 최근 2년 새 잔액이 11배 불어났다. 외화 정기예금으로 고객에게 돌려줄 돈은 매년 3분기 기준으로 2017년 1336억원, 2018년 4740억원, 2019년 1조493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례적인 일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의 경우 비거주자와 기업, 은행 간 거래 규모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무역 결제자금 수요로 월 별마다 조금씩 왔다갔다하는 경향이 있는데 편차가 크지 않은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외화예금은 원화가 아닌 해외 각국의 통화로 예금을 유치하는 상품을 말한다. 주로 달러화 예금의 비율이 높아 환율이 내려갈 때 통상 은행이 고객에게 내줄 예금잔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 국내 거주자보다는 비거주자, 기업의 예금 비중이 높은 상품인데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환차익을 노리는 개인 고객의 에금도 늘고 있어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은 한 달 전보다 4억8000만달러 늘어난 13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잔액이다. 환율 하락 기조에 따라 개인의 외화예금 잔액이 늘어난 상태다. 개인들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대거 사들이면서 개인의 달러화예금 잔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씨티은행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고액자산가 등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 특판 마케팅을 벌여온 게 예금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를 위해 외화예금에 5억원을 유치할 시 하와이행 비행기표를 지급하는 행사를 벌이는 등 최근까지 달러 정기예금을 100달러(한화 약 12만원)로 개설하면 연 2.35%의 금리를 주는 상품을 내놓으며 외화 보유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달러화 예금의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드리우면서 미달러 선호 현상이 증가해 예금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마케팅을 통한 외화예금 증대 노력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은행 간의 거래, 기업이 유치한 예금 실적이 종합적으로 포함돼 잔액이 가파르게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9월 중 기업의 달러화 예금은 485억달러로 전월 대비 8억4000만달러 불어난 바 있다. 기업 보유 전체 외화예금은 11억2000만달러 늘어난 570억1000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이를 제외하고 환테크만을 노리고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환차손에도 민감하다는 점에서 투자 수익 상품에 가까운데,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선 환전 수수료를 내는 것도 있어 금리 혜택만 믿어선 안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 고객은 주로 유학생 자녀를 둔 고객들의 수요가 많은데 달러화예금 보유 시 해외로 자금을 움직이는 데 수수료 차원에서 절감이 되기 때문에 외국계은행 등이 지속적인 특판 마케팅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일 평균 1~2원 차이로 오르내리던 환율의 변동성이 최근 들어 커지고 있는 만큼 현 시기에 달러화예금이 꼭 환테크에 유리한 상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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