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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패싱' 당한 한국당, 패스트트랙도 패싱?…대응 방안 '고심'


입력 2019.12.12 02:00 수정 2019.12.12 11:47        송오미 기자

4+1 위력 실감한 한국당, 뾰족한 대응 방안 못찾고 있어

필리버스터·무더기 수정안 제출·로텐더홀 농성, 임시방편

민주당, 협상 여지 남겨 놨지만…한국당 "못 믿겠다" 의심

4+1 위력 실감한 한국당, 뾰족한 대응 방안 못찾고 있어
필리버스터·무더기 수정안 제출·로텐더홀 농성, 임시방편
민주당, 협상 여지 남겨 놨지만…한국당 "못 믿겠다" 의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위력을 실감한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 때처럼 한국당을 제외한 '4+1 협의체' 공조로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민생 법안을 일괄 상정할 전망이다. 이에 한국당은 '국회 로텐더홀 농성',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무더기 수정안 제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일단 한국당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부터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자당 의원들도 로텐더홀 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원내에서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제 저들은 선거법과 공수처법마저 날치기 강행 처리를 하려 할 것이다.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했다"며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좌파독재를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리버스터의 경우 국회법 106조2(무제한 토론의 실시 등)에 따르면 해당 회기가 종결되거나, 국회의장에게 종결 동의(재적 의원 3분의 1이상 서명)가 제출된 후 가결(재적 의원 5분의 3이상 찬성)되면, 필리버스터는 종결된다. 이 경우 해당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하기 때문에 재차 필리버스터를 가동하기는 쉽지 않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 임시국회 회기 결정의 건을 먼저 상정해 통상 30일인 임시국회 기간을 3∼4일로 축소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더기 수정안 제출 전략의 경우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수정안은 독립된 법안이 아니라 원안에 붙는 부수적 법안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더라도 원안과 수정안을 한꺼번에 올려 제안설명을 하고 필리버스터는 한차례만 할 수 있다. 시간을 끌기 위한 수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신청과 제안설명 신청도 국회의장 자체 판단에 따라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한국당에 유리한 전략이 아니다. 전날(10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은 제안설명과 찬반 토론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이날 의총 중간에 밖으로 나와 "4+1 협의체에서 불법적으로 밀어붙이는 패스트트랙을 실질적으로 저지할 방법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한국당과 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아 놓은 것은 아니다. 특히 '게임의 룰'인 선거법의 경우 제1 야당과 합의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만큼, 한국당과 협상의 여지는 남겨 놓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한국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예산안 처리 당시) 3당 원내대표와 계속 협상을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하면서 물리적으로 밀이붙이는 모습을 봤는데, 패트도 결국 (우리당과) 이야기하는 척 하다가 자기들 마음대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당내에 많다"고 말했다. 다만 "대화의 문을 닫아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정책위의장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협상하겠다는 것은) 나중에 '한국당 때문에 깨졌다'고 거짓말하려고 불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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