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대북제재 해제, 왜 중·러가 팔걷고 나섰나


입력 2019.12.17 16:00 수정 2019.12.17 16:27        이배운 기자

중·러, 유엔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요구 결의안 최초 제출

북한 지렛대 삼아 미국 견제의도…자국 전략적 셈법 깔려

중·러, 유엔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요구 결의안 최초 제출
북한 지렛대 삼아 미국 견제의도…자국 전략적 셈법 깔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중국과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해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러가 북한을 지렛대로 이용해 미국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셈법이 깔렸다고 설명했다.

중러는 그동안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해제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결의안 초안은 북한 섬유와 해산물 수출 금지를 해제하고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송환 규정도 해제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7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개최된 '2020 아산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이 북한에 바라는 것은 크게 '북한 정세 안정'과 '북중 협력'이며, 북한이 중국이 바라는 것은 '대북재제 해제'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신화통신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신화통신

북한은 정세가 자신들의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군사적 도발을 벌여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패턴을 수차례 보여왔다. 이는 주변국(북한) 정세의 안정을 중시하는 중국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경우다.

박병광 책임연구위원은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관리하기 위해 자신들이 무언가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보여줘야 한다"며 "이는 대북 영향력 유지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북한을 지렛대로 사용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고, 이번 대북제재 해제 요구도 '북한카드'를 쥐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이 현상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차례 방중 및 방러와 그에 따른 물밑협상의 결과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의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편승'하는 선에서 동북아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미가 비핵화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될수록 러시아는 오히려 전략적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입장이다.

한병진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 도발이 중동·동유럽 등지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그만큼 미국을 상대하기 수월해진다고 보고 있다"며 "'제국의 부활'을 위해 미국과 대결을 벌여야 하는 러시아는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려는 북한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