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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데일리안 결산] 실적 정점찍는 금융지주…새 먹거리 찾기 광폭 행보


입력 2019.12.24 06:00 수정 2019.12.23 20:58        박유진 기자

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실적이지만 순이익 전년비 1% 상승 그쳐

혁신 기업에 5년 간 200조 지원, 신남방 공략, 비은행 M&A 박차

4대 금융지주 사상 최대실적이지만 순이익 전년비 1% 상승 그쳐
혁신 기업에 5년 간 200조 지원, 신남방 공략, 비은행 M&A 박차


(사진 윗줄 왼쪽부터)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전경ⓒ각 사 (사진 윗줄 왼쪽부터)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전경ⓒ각 사


저성장, 저금리, 대출 규제라는 역대급 비우호적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의 증가세는 은행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라 1%대까지 주저 앉은 상태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 등 새 먹거리 찾기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9조379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거듭되는 정부 규제와 금리 인하 기조에 수익성 면에서는 다소 후퇴된 모습을 보였다.

전체 당기순이익의 60% 이상을 은행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이 정체돼 실적 상승 폭은 전년 동기(9조3077억원)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 성장이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올해만 두 차례 단행됐던 금리 인하 등까지 겹쳐 이자이익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자이익 확대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금융사들은 국내외 안팎에서 인수합병(M&A)을 지속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 부문의 계열사를 강화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가파르되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신남방 국가로서의 진출도 서두르는 상태로 지난 7월 '신한베트남파이낸스'를 설립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손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났다.

올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우리금융그룹 또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안으로 3년 내 은행과 비은행 비율을 6대 4로 늘리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우리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부동산신탁의 인수를 마쳤다.

하나금융그룹 또한 베트남 국영상업은행(BIDV)의 지분 15% 확보로 2대 주주로 올라 섰다. 추가 매물로는 더케이손해보험 등의 M&A를 추진하며 비이자이익 확대 방안을 실시 중이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금융권의 자금이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부동산 규제 대책에 맞춰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범위 내 5%로 억제하는 대신 금융사들에 혁신 기업 지원을 강조했다.

기업대출 취급액이 많을 경우 내년부터 새롭게 도입될 신 예대율 규제에서 가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 방안을 내놓은 덕분에 금융사마다 혁신금융 확대에 열을 올리게 됐다.

올해 4대 금융지주사들은 오는 2023년까지 약 5년간 190조원을 혁신 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62조6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직접투자로 2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수립했다. KB금융은62조6000억원, 우리금융은 33조1000억원, 하나금융은 3년간 22조원, 5년 기준 30조원을 혁신기업 성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비롯한 직접 투자, 창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스타트업 자체 육성 프로그램 운영, 금융지주사 금융 플랫폼을 연계한 공동 사업 추진안 등을 실행 중이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은 올해 11월까지 13조8000억원을 혁신기업에 지원했고, KB금융은 그룹사 차원에서 스타트업 육성기구인 KB이노베이션허브를 운영해 이달 13일까지 76개의 기업을 지원 대상으로 발굴했다. 이 중 41개사와 110건의 비즈니스 협업을 진행했으며,스타트업 24개사에 276억원을 투자했다.

혁신 기업 지원 시 담보가 없이도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동산금융 확대도 늘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금융권의 전체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7000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말 대비 86% 증가한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말 목표로 세운 1조5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들의 혁신 기업 지원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 내년도 금융권의 화두로 혁신금융을 내세웠다.

은 위원장은 "그간 금융권의 자금은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에 과도하게 집중된 바 있고,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선 자금 흐름의 물꼬를 돌려야 하는 시점"이라며 "2020년에는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이 있는 혁신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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