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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내년 방한…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입력 2019.12.26 14:00 수정 2019.12.26 14:30        이배운 기자

한중관계 개선 이면엔 '미국견제' 전략적 의도 깔려

방한 시진핑 '우리편에 서라' 무언의 압박 높일 듯

한미공조 균열 or 사드사태 재현…韓외교 '선택의 순간' 직면

한중관계 개선 이면엔 '미국견제' 전략적 의도 깔려
방한 시진핑 '우리편에 서라' 무언의 압박 높일 듯
한미공조 균열 or 사드사태 재현…韓외교 '선택의 순간' 직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내년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 조치들이 해소되면서 한중관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한중관계는 양국의 관계개선 노력보다도 미중 패권경쟁의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미중경쟁은 내년에도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이며 사이에 끼인 국가들은 미중 양측으로부터 '양자택일'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내년 방한한 시 주석이 미중 사이에서 애매모호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한국에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오히려 외교적 불안정성이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미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인도 태평양 전략 적극 동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철회 ▲화웨이 제품 사용금지 ▲방위비분담금 대폭증액 ▲호르무즈 파병 ▲중거리 미사일 동북아 배치 협조 등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불응할 경우 한미 동맹·신뢰에 균열이 커지고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적잖은 지장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에 중국 정부는 이들 요구를 자국의 이익을 해치는 문제로 인식하고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은 우리 정부가 미국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협조할 경우 유사시 무력사용의 타겟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일대일로 구상에 대해서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적극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안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중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이면에는 대미 견제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을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 하에 관계회복에 나섰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방한을 무조건 쌍수들고 환영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은 한중관계 회복 의사를 밝히면서도 사드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는 시 주석이 방한하더라도, 사드가 한국에 있는 한 한중관계 회복엔 제한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사드 등 압박카드를 계속 이용해 대 한국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정부의 '줄타기 외교' '전략적 모호성'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기회주의적 외교를 펼쳐 미중 양국의 구애와 선물을 받아왔지만 미중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빨리 내 편에 들어오라'는 압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정부는 미중경쟁구도에 일찍부터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며 "그러나 내년은 물론 향후 미중 대립구도의 장기화를 고려하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의 국가이익과 외교원칙을 명확히 수립하면서 전략적 가치공간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성현 센터장은 "한국 외교가 미중 패권경쟁의 소용돌이에 말려 들어가는 와중에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옵션'이 마땅치 않다"며 "사드 갈등이 마무리 될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이며, 더 근본적이고 더 장기적인 도전에 들어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용준 전 외교부 북핵담당대사는 "지난 수년간 미중 양국은 이해가 고도로 상충된 사안이 많았는데, 한국은 대부분 중국의 편에 서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워싱턴 조야에서는 한국의 동맹 이탈과 중국 진영 편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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