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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주상복합’…초강력 규제에 고개 드나


입력 2019.12.27 06:00 수정 2019.12.27 06:00        이정윤 기자

15억 주택 대출 원천 차단…전세가율 70% 주상복합 ‘눈길’

규제로 묶인 재건축시장 속 주상복합 리모델링 관심↑

15억 주택 대출 원천 차단…전세가율 70% 주상복합 ‘눈길’
규제로 묶인 재건축시장 속 주상복합 리모델링 관심↑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에 위치한 타워팰리스와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대에 위치한 타워팰리스와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부동산 투자가 재건축‧재개발 시장으로 쏠리면서, 수익성을 결정짓는 용적률이 높은 주상복합아파트는 한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 했다.

하지만 초강력 대출규제가 시행 되고, 재건축‧재개발 시장도 연이어 규제 철퇴를 맞자,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12‧16대책으로 17일부터 시가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원천 차단됐다. 여기에서 15억원 초과 초고가 주택은 주상복합아파트도 포함한다.

이 가운데 시장은 주상복합아파트의 높은 전셋값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반아파트에 비해 주상복합아파트는 집값 상승세는 더디지만, 전셋값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대출 없이도 갭투자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 1차’의 전용면적 120㎡의 가장 최근 매매가는 20억8000만원이며, 전세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좁은 전용면적 114㎡임에도 더 비싼 가격인 37억원에 거래됐다. 전셋값은 21억원이다.

도곡동에 위치한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50% 안팎 선이고, 인기단지들은 55%에서 60% 수준이다”며 “하지만 타워팰리스 같은 경우에는 전세가율이 70%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상복합은 환기가 안 된다’, ‘관리비가 비싸다’ 등 지적이 있지만, 막상 주상복합에 살아보면 좋고, 다른 고가의 대형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가 지나치게 비싼 편도 아니어서 전셋값이 높게 형성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정부가 갈수록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규제로 옥죄는 가운데 리모델링이 급부상 하자, 일반아파트보다 리모델링이 쉬운 주상복합아파트로 투자수요가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리모델링에 적합한 이유는 건축방식에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벽식구조로 콘크리트벽이 바닥(슬래브)를 지탱해야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시 면적을 변형시키기 위해 벽을 허무는 작업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기둥식(라멘)구조는 기둥 4개가 바닥(슬래브)를 지탱하는 방식으로, 기둥만 남긴 채 벽을 허물고 내부 구조 변경이 가능하다. 주상복합아파트는 이 같은 기둥식구조로 지어지기 때문에 리모델링에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아파트는 재건축을 하기 위해선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하는 반면, 리모델링 연한은 15년으로 짧은 편이다. 2000년데 초기에 지어진 1세대 주상복합아파트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이 언급되는 것도 그 이유다.

다만 주상복합아파트가 새로운 투자처로 자리 잡을 지는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치가 좋은 지역에 학군까지 갖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눈여겨 볼만하다”며 “하지만 수요자들은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언젠간 재건축 규제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리모델링 시장으로 돌아서긴 어려울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타워팰리스 2차 주민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이 잠시 언급됐다는 얘기는 있지만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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