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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갈아치운 아스날…진짜 시험대는 첼시전


입력 2019.12.29 14:12 수정 2019.12.29 14:12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본머스와의 데뷔전서 점유율 축구 철학 드러내

지역 라이벌 첼시와의 경기 통해 가능성 타진

아스날 감독직에 오른 아르테타 감독. ⓒ 뉴시스 아스날 감독직에 오른 아르테타 감독. ⓒ 뉴시스

미켈 아르테타 체제로 새롭게 탈바꿈한 아스날이 이번에는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승리를 노린다.

아스날은 오는 29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와의 20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아스날은 지난 27일 열린 본머스와의 19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는 아르테타 감독이 아스날 정식 사령탑에 오른 뒤의 정식 데뷔전이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후 본머스전에 대해 "우리가 연습했던 많은 것들이 경기에서 실현됐다. 하지만 결코 행복하지는 않다. 우리가 승리해야만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면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본머스전을 통해 아스날은 많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불과 며칠만의 훈련에도 불구하고 아르테타 신임 감독의 색깔이 충분히 묻어난 경기였다.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우나이 에메리 전 감독 체제에서 중용 받지 못한 메수트 외질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했고, 3선은 루카스 토레이라-그라니트 자카로 구성됐다.

아스날은 공 소유 시간을 늘리며, 능동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는 4-3-3에 좀 더 가까운 형태였다. 토레이라가 꼭짓점 아래에 포진하고, 앞선에 자카, 외질이 역삼각형 미드필드라인을 구축했다. 외질이 한 단계 내려온 것이 전술적 특징이었다.

공의 순환이 하프 라인에서 이뤄지면 포메이션은 2-3-5로 유연하게 바뀐다. 3명의 미드필더는 (왼쪽부터) 자카-토레이라-매이틀랜드 나일스가 일자로 늘어섰다.

오른쪽 풀백 매이틀랜드 나일스가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겸하는 것에 반해 반대편의 왼쪽 풀백 부카요 사카는 높은 지점까지 올라섰다. 사카의 빈 공간은 중앙 미드필더 자카가 채우면서 활동 반경을 왼쪽으로 늘렸다. 상대 압박을 피하며 좀더 자유롭게 공을 받은 자카는 특유의 오픈 롱패스를 공급할 수 있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슷한 축구 철학을 지닌다. ⓒ 뉴시스 아르테타 감독은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슷한 축구 철학을 지닌다. ⓒ 뉴시스

이는 맨시티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맨시티는 실제로 오른쪽 풀백 카일 워커를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것과 흡사했다. 불과 일주일전까지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하며 수석코치로 활동한 아르테타는 아스날에서도 이러한 전술을 이식시키고 있다.

토레이라는 두 명의 센터백보다 한 단계 앞에 배치해 중심을 잡았다. 에메리 감독으로부터 주문 받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움직임이 사라졌지만 수비 보호, 상대 역습 차단 등의 업무를 잘 수행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토레이라가 가장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전방에 위치한 5명의 공격진은 (왼쪽부터) 사카-오바메양-라카제트-외질-넬슨이 포진했다. 오바메양이 하프 스페이스와 페널티 박스에서 움직일때 사카가 직선적인 형태의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넬슨이 와이드하게 오른쪽으로 벌리고, 오바메양이 원톱 라카제트와 함께 페널티 박스로 침투함에 따라 외질은 한결 자유로워졌다. 이날 외질은 두 팀 통틀어 최다인 4개의 키패스를 공급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자카, 토레이라, 외질의 경기력을 극대화시킨 것은 고무적이다.

그리고 아르테타 감독은 수비시 4-4-1-1로 전환했는데, 4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 간의 콤팩트한 간격 조정으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방지하는데 힘썼다. 골 결정력만 완벽했다면 응당 승리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에메리 감독이 이끌던 아스날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500개 이상의 패스를 기록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슈팅 허용률도 매우 높아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에 반해 아르테타의 데뷔전이었던 본머스전에서는 61.1%의 높은 볼 점유율, 514개의 패스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5.9개보다 낮은 12개의 슈팅만을 내줬다.

아르테타 감독의 두 번째 시험 무대는 첼시전이다. 아스날로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중위권에 머무른 순위를 끌어올리고, 잠정적인 4위권 진입을 위한 첼시전은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첼시는 시즌 초반 프랭크 램파드 신임 감독 체제 이후 신바람 행진을 일으키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11월 A매치 데이 이후 연승이 한 차례도 없다. 공식 대회 9경기에서 3승 1무 5패다. 직전에 열린 사우스햄턴과의 19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0-2로 패했다.

과연 아르테타 감독이 램파드의 첼시를 잡고,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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