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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은퇴 표도르…미제로 남을 ‘최강자론’


입력 2019.12.30 00:13 수정 2019.12.30 17: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퀸튼 잭슨과의 벨라토르 경기 끝으로 은퇴 선언

미제로 남을 UFC행 거부, 격투팬들 논쟁거리

표도르의 헤비급 최강자론은 영원한 미제로 남게 됐다. ⓒ 뉴시스 표도르의 헤비급 최강자론은 영원한 미제로 남게 됐다. ⓒ 뉴시스

한때 ‘60억분의 1’로 불리며 전 세계 MMA 최강자 자리에 위치했던 표도르 에밀리아넨코(43)가 은퇴한다.

표도르는 29일(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벨라토르 237’에서 퀸튼 잭슨과의 메인이벤트서 1라운드 2분 44초 만에 TKO승을 따냈다.

표도르는 경기 후 인터뷰서 “이번 경기는 일본에서 치른 나의 마지막 경기다. 그동안 일본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실상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이다. 무엇보다 표도르는 격투기 선수로는 황혼기를 훌쩍 넘은 40대 중반에 이르고 있어 이미 은퇴를 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이번 벨라토르 무대가 그의 격투 커리어의 마지막일지는 종잡을 수 없다. 그는 이미 2번이나 은퇴를 선언한 뒤 번복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 벨라토르 주최 측은 그의 은퇴 경기를 조국인 러시아에서 개최하는 것을 검토할 정도였다.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상황에서 표도르와 UFC는 격투팬들 사이에서 영원한 미제로 남게 됐다.

2000년대 ‘PRIDE’의 챔피언으로 군림하며 MMA 헤비급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9년 동안 빼앗기지 않았던 그는 세계 최강의 사나이였다.

PRIDE 해체 후 MMA의 판도가 UFC로 이동하며 표도르도 세계 최고의 단체에 몸담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양 측의 인연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최고를 지향하는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격투기 최정점에 서있는 표도르를 영입하기 위해 역대 최고액 대전료를 제의하는 등 온갖 정성을 기울였으나, 그때마다 표도르가 거절하며 난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표도르는 한때 '60억분의 1'로 불리며 격투기 최정점에 서있었다. ⓒ 뉴시스 표도르는 한때 '60억분의 1'로 불리며 격투기 최정점에 서있었다. ⓒ 뉴시스

그 사이 표도르는 스트라이크포스, M-1 등을 전전했다. 그리고 전성기를 지난 나이, 훈련 방식의 개선 거부, 소속 매니지먼트의 이상 행보 등이 조합을 이루면서 그의 신화도 깨지고 말았다.

표도르는 2010년 6월 파브리시우 베우둠전을 시작으로 안토니오 실바, 댄 헨더슨전까지 내리 3연패했다. 무패 파이터의 이미지에 금이 간 것은 물론, 이를 기점으로 UFC 역시 더 이상 표도르의 영입을 원하지 않았다.

결국 표도르는 UFC에 몸담고 있던 당대 최고의 파이터들과 주먹을 교환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당시 UFC 헤비급은 브록 레스너, 케인 벨라스케즈, 주니어 도스 산토스 등 최전성기를 맞이하던 순간이었기에 ‘동년배의 표도르가 참전했다면’이라는 궁금증이 영원한 미제로 남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표도르가 UFC에 뛰어 들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있다. 스텝 등 스피드는 뛰어나나 간결하지 못한 펀치의 궤적, 그라운드 대처 면에서 UFC 톱클래스 선수들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표도르가 주는 이름값의 무게가 너무도 엄청났기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일뿐. 실제로는 UFC의 제의를 끊임없이 뿌리치고, 몰락이 너무 빠르고 쉽게 왔다는 결과만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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