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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나"


입력 2019.12.31 07:25 수정 2019.12.31 07:25        이배운 기자

13차례 미사일 도발에도 평화경제 밀어붙이기…한반도 평화시대 맹신?

'무풍지대' 강경화·김연철·문정인·정의용…韓외교 고립, 누가 책임지나

우리의 새로운길은 어디에?…"너무 태평한 文정부, 애써 위기 외면해"

13차례 미사일 도발에도 평화경제 밀어붙이기…한반도 평화시대 맹신?
'무풍지대' 강경화·김연철·문정인·정의용…韓외교 고립, 누가 책임지나
우리의 새로운길은 어디에?…"너무 태평한 文정부, 애써 위기 외면해"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린이날 행사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이같이 말하자 야권은 박 전 대통령의 몽상가적 사고가 드러난 발언이라며 일제히 조롱거리로 삼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한반도 외교에서 비슷한 오류를 저지르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대화중단 이후를 대비한 '새로운 길'과 '플랜B'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정부는 '한반도 평화 도래'를 맹신하는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적인 사례로 문재인 정부의 '평화경제' 드라이브가 꼽힌다. 북한은 올해 총 13차례에 달하는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삶은 소대가리' 등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퍼부으며 대화의 빗장을 걸어 잠갔지만 문 대통령은 평화경제 구상을 거듭 내세우고 있다.

연말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북미가 군사적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도 문 대통령은 이달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평화경제 세일즈를 멈추지 않았다. 남북경협의 필수 전제조건인 △북한 핵폐기 △대북제재 해제 △북미관계 정상화 △남북관계 회복 △북한 개혁개방이 더 멀어진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부분이다.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데일리안 (왼쪽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데일리안

'무풍지대' 강경화·김연철·문정인·정의용…韓외교 고립, 누가 책임지나

좀처럼 바꾸지 않는 외교·안보 분야 인사(人事)도 문 대통령의 안일한 정세 인식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 외교가 북·미·중·일·러 등 주변국들의 전방위적 도전을 받는 '사면초가 고립론'이 불거지는 와중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수차례 개각 칼날을 피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성 대북 경협론자로 분류되며 후보시절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여전히 대북지원 및 남북경협론에 무게를 싣는 상황이다.

한미동맹을 등한시하는 듯한 돌출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문정인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최근 '중국 핵우산' 발언으로 한미관계를 껄끄럽게 만들었다.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한반도 중재외교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비핵화 실패 및 남북관계 급랭 사태에 대비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여왔다. 플랜B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뿐만 아니라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강경 대응할 것이다'는 압박을 가해 우리측 협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올해 북측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이루자는 말을 꺼낸 순간 평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다", "한반도 평화시대가 도래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 등 남북평화를 확신하는 발언만 지속했다. 북한의 오판을 부추기고 고압적 태도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우리의 새로운길은 어디에?…"너무 태평한 文정부, 애써 위기 외면해"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현 정부를 구성하는 인사 다수는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아브라카다브라 파'와 무조건 대통령의 말을 맹신하는 '콩깍지 파'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브라카다브라 파'는 미래를 걱정하면 모든 일이 잘못되니 무조건 낙관적으로 생각하기를 권하는 부류를 의미한다. 아울러 '콩깍지 파'는 평화시대가 도래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전적으로 믿으며 안보 우려를 쓸데없는 걱정으로 치부한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일부는 '먼 미래까지 걱정할 여유가 어디 있냐'며 당장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는 부류도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교수는 "현 한국의 안보상황은 국가의 존속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데 정부 인사들은 이를 전혀 걱정하지 않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태평하다"며 "자신의 지혜에 취해 북한·동맹·우방을 비롯한 모든 국제관계의 일들을 가볍게 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우리는 6·25전쟁, 임진왜란처럼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엄청난 재앙을 겪었던 역사가 있다"며 "정부는 위기를 얘기하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애써 외면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지난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핵 없는 한반도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육성으로 공언했지만 지금은 이 모두가 허언이 됐다"며 "진정한 평화는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을 제거해야 오는 것이므로, 무조건 평화를 외칠 것이 아니라 북한 핵과 미사일을 검증된 불가역 상태로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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