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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장 위축·글로벌 경쟁력 미비…위기감 커지는 운용사


입력 2020.01.06 06:00 수정 2020.01.05 20:25        이미경 기자

공사모 펀드 시장 위축…파생결합상품 손실·라임사태로 직격탄

아시아펀드패스포트 도입에도 운용사들 미온적 반응 지지부진

공사모 펀드 시장 위축…파생결합상품 손실·라임사태로 직격탄
아시아펀드패스포트 도입에도 운용사들 미온적 반응 지지부진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새해가 밝았지만 자산운용사들의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자기자본 확대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증권사와 달리 주력 사업인 펀드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데다 라임사태 등으로 그동안 쌓았던 신뢰마저 무너질 기미가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한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ARFP)도 오는 5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해외펀드와 경쟁부터 해야할 처지다. 공모펀드 수익률이 연일 죽을 쑤고 있는데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운용사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공모펀드 판매 금액은 36조6523억원으로 지난 5월(39조72억원) 기준보다 판매금액은 6개월만에 3조원 넘게 줄었다. 사모펀드도 파생결합상품 손실과 라임사태를 겪으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작년 11월 말 현재 24조1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000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일부 은행권에서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DLF에서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불완전판매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금까지 후폭풍이 불고 있는 라임 사태도 사모펀드 판매감소에 기여를 했다.

또한 DLF 사태를 계기로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은행의 판매가 일부 제한되는 사모펀드 규제가 강화될 조짐이어서 이 시장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성 침체를 보이는 공모펀드와 잇단 사고로 주춤하고 있는 사모펀드까지 흔들릴 조짐이 보이면서 운용사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3·4분기 자산운용사 275곳의 순이익은 206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가 줄었다. 전체 275곳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33곳이 적자를 냈다. 특히 사모 전문 운용사들의 경영난이 심각했다. 규제가 본격화되면 사모펀드 시장의 추가 위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내시장에서도 침체돼있는 펀드 시장이 오는 5월 말 부터는 해외펀드들과도 경쟁해야한다. 5월까지 4개월여의 준비기간이 남아있지만 운용사들은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펀드 패스포트 제도 활용을 논의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지만 해외에서 펀드를 출시할때 드는 비용대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 시장이 이번 패스포트 제도 여파로 고객을 더 잃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판매사에 의존해야하는 구조적인 부분도 운용사들의 걱정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운용사가 펀드 상품을 만들어 증권사나 은행 등의 판매사의 판매망을 활용해야하는 만큼 판매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선점할 수 밖에 없어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사모 할 것 없이 펀드시장이 점점 위축되면서 운용사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며 "판매사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리스크 높은 상품 위주로 파는 관행때문에 꾸준히 수익을 올리는 다른 공모펀드들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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