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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2020] 정유업계, ‘IMO 2020 훈풍’ 학수고대


입력 2020.01.06 06:00 수정 2020.01.05 20:23        조재학 기자

해상 연료유 시장 저유황유로 재편…정제마진‧수익성 개선 기대

국내 정유사, 고도화 설비 투자 이어와…IMO 2020 효과 누릴 것

해상 연료유 시장 저유황유로 재편…정제마진‧수익성 개선 기대
국내 정유사, 고도화 설비 투자 이어와…IMO 2020 효과 누릴 것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핵심설비로 잔사유 탈황공정(RHDS)과 잔사유 분해공정(HS-FCC) 구성된다.ⓒ에쓰오일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전경. 핵심설비로 잔사유 탈황공정(RHDS)과 잔사유 분해공정(HS-FCC) 구성된다.ⓒ에쓰오일

정유업계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IMO(국제해사기구) 2020 환경규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정제마진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저유황유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전망이다.

IMO는 지난 1일부터 모든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낮추기로 했다. 2012년 4.5%에서 3.5%로 낮춘 지 8년 만에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선박회사들은 저렴하지만 황 함량이 높은 벙커C유 대신 저유황유 연료로 대체하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한다.

업계에서는 ▲탈황장치(스크러버) 설치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의 전환 등의 대안도 있지만, 경제성을 고려해 ‘저유황유 사용’을 선택하는 선박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크러버는 설치비용 부담이 크고 반년가량 선박운행이 제한된다. 또 LNG 추진선도 높은 비용과 LNG 저장 공간 문제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저유황유를 사용할 경우 자본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따라 해상 연료유 시장은 저유황유(LSFO)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정제마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에너지에스펙츠는 오는 2020년 전 세계 해상 연료유 수요 하루 300만배럴 중 저유황유 점유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고, 향후 하루 200만배럴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부터 벙커C유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선박 연료 시장에서 벙커C유의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벙커C유 가격은 지난 9월 17일 최고점(배럴당 79.81달러)을 찍은 이후 고꾸라진 상태다. 4분기 평균 벙커C유 가격은 배럴당 42.60달러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1월 14일에는 32.8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고도화 설비에 힘입어 IMO 2020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일반 정제설비 가동시 나오는 벙커C유와 같은 잔사유를 휘발유‧등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고도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고도화율은 매우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화율은 고도화설비의 처리 규모를 원유정제 처리 규모로 나눈 비율이다. 올해 초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이 40.6%로 국내 최고 수준이며, GS칼텍스(34.3%), 에쓰오일(33.8%), SK이노베이션(29%) 등도 높은 고도화율을 보인다.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SK에너지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 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SK에너지

특히 정유엽계는 저유황유 비중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벌여왔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에너지는 IMO 2020 대응을 위해 약 1조원을 투입, 친환경 저유황유 생산설비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 1월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2개월간의 시운전을 거쳐 3월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VRDS에서는 하루 평균 4만배럴의 저유황유(경유‧LPG‧나프타 등 포함)를 생산되며, VRDS가 준공되면 시황에 따라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 판매에 들어갔다. 현대오일뱅크는 중질유 처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도화설비 일부에 신기술을 접목, 초저유황유 생산공정으로 변경한 결과다.

또 지난해 11월 선박유 브랜드 ‘HYUNDAI STAR(현대 스타)’를 선보이며 초저유황 선박연료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재 대산공장에서 하루 최대 5만배럴의 초저유황 선박연료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벙커C유를 저유황유로 고도화 할 수 있는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ODC)을 2018년 11월 가동함으로써 대응 준비를 끝마쳤다는 평가다.

잔사유고도화시설(RUC)은 원유에서 가스와 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잔사유를 다시 투입해 휘발유나 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시설이다. 또 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중질유 탈황설비(RHDS)도 증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일 27만4000배럴의 고유황 중질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저유황유 생산설비를 신설하기 보다는 기존에 공장 연료로 생산하던 저유황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하고, 저유황유는 판매하는 방식으로 IMO 2020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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