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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작년 흑자전환” 정세균 총리 후보자 발언, 사실일까?


입력 2020.01.08 16:07 수정 2020.01.08 16:21        조재학 기자

업계, 한전 지난해 700억 영업손실 예상…2년 연속 적자

원달러 환율 상승‧원전이용률 답보 등 대내외 여건 악화

업계, 한전 지난해 700억 영업손실 예상…2년 연속 적자
원달러 환율 상승‧원전이용률 답보 등 대내외 여건 악화


한국전력 본사 전경.ⓒ한국전력 한국전력 본사 전경.ⓒ한국전력

정세균 총리 후보자가 한국전력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업계 분위기는 냉랭하다.

업계는 한전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도 어려운 경영여건에 대해 수차례 토로해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전날 국회인사청문회에서 “한전이 지난해 3분기 1조2300여억원 규모 흑자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반기에 9000억원가량 적자라고 했는데 아마 2019년도 전체 실적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의 설명대로 지난해 3분기 한전은 2018년 4분기부터 이어진 적자행보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지난해 전체 실적의 흑자전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통상 3분기는 여름철 냉방수요 증가로 인해 전력 판매량이 늘어나는 등 계절적 성수기이며, 높은 판매 단가가 적용되는 계절별 차등 요금제 등으로 1년 중 가장 높은 영업실적을 낸다.

한전이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2018년에도 3분기는 1조39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3분기 흑자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2018년 연간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2%(1560억원) 줄었다.

실제 정 후보자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한전이 2년 연속 적자수렁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70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분기에만 4854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정 후보자의 발언은 한전 입장과도 온도차가 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실적 전망에 대해) 지금 상황으로 보면 전년(2018년)보다 더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전용 연료가격 및 원달러 환율 상승, 원전이용률 등 국내외 여건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사장은 여러 변수 중에서 실적 개선을 견인할 요인 중 하나로 정비 중인 한빛원전 1‧3‧4호기 재가동 여부를 꼽았다. 하지만 한빛 1호기를 제외한 한빛 3‧4호기는 여전히 정비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전 실적에 영향을 주는 원전이용률도 답보상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원전가동률이 지금 굉장히 높다”며 “원전가동률이 높아지면 당장 한전의 수익이 호전된다”고 말했으나, 원전이용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원전이용률은 65.2%로, 2분기에 비해 17.6%p(포인트) 떨어졌다. 2018년 3분기부터 70%대를 유지하다가 추락한 것이다.

현재 원전 25기 중 16기만 운영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원전 이용률이 1%p 떨어질 때마다 연간 19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따른 석탄화력발전 감축도 한전에 부담으로 작용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석탄발전소 8~15기를 가동정지하고, 나머지 석탄발전기는 잔여 예비력 범위 내에서 최대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을 시행하기로 했다.

값싼 석탄발전 가동중단으로 줄어드는 전력량은 LNG발전소를 더 돌려 메운다. LNG전력구입비는 석탄보다 비싸 한전의 전력구입비 증가 요인이 된다. 2018년 기준 한전이 구입한 전력 중 원전 단가는 kWh당 62원으로 가장 낮았고, 석탄(유연탄) 83원, LNG(액화천연가스) 121원, 신재생에너지 180원 순이다.

한전은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적자 원인으로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 등을 지목한 바 있다. 지난해 미세먼지 관리 종합 대책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5기가 3월부터 6월까지 가동중단됐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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