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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빌미로 '조국수호' 나선 靑

  • [데일리안] 입력 2020.01.14 04:00
  • 수정 2020.01.14 07:26
  •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曺 인권청원' 들어오자 노영민 명의로 인권위에 공문 내려

진중권 "조국 가족, 그 어떤 피의자 보다 특권적 대우 받아"

청와대는 1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의 검찰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는 공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청와대는 1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의 검찰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는 공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청와대는 1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족의 검찰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조사해달라는 공문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달했다. 조 전 장관이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여권의 주장에 청와대가 동의한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이날 국민청원에 답변하는 형식을 빌려 "국민들의 청원 내용을 담아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국가인권위에 공문을 송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국민청원에 대해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관련기관에 정식 공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청원에 청와대가 나서서 사기사건으로 경찰에 대신 고소고발을 해준 격이다. '하명(下命)'을 받은 기관이 해당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그간 전례에서 짐작해볼 수 있다.


'靑공문' 받은 인권위, 檢에 권고‧고발할 수도


청와대로부터 공문을 전달받은 인권위는 즉각 "청와대에서 국민 청원 이첩 관련 공문을 받았고, 내부절차와 관련법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인권위법에 따라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할 때 해당 기관에 권고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 진정의 내용이 엄중해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인권위원장은 그 내용을 고발할 수도 있다.


즉, 인권위가 검찰에 권고결정은 물론 고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검찰수사 과정에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 상황에서 인권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檢겨냥한 또 다른 압박…인권으로 '檢때리기'


아울러 이번 청원 답변은 청와대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댄 검찰에 총공세를 가하는 상황에서 나와 미묘한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조 전 장관 수사과정에서의 인권 침해를 문제 삼아 검찰을 향해 또 다른 '적폐몰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조 전 장관과 가족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청와대는 물론 여당까지 나서서 과도한 인권침해라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0월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에게 조 전 장관 가족 인권침해 문제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권력비리를 수사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수사 검사들을 대거 좌천시키고, 정권과 가까운 검사들을 핵심 요직에 대거 앉힌 '1.8인사'에 대해서도 "인권수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황제수사', '특혜논란' 조국 수사가 인권침해?


하지만 조 전 장관의 실제 수사과정은 일반인 입장에선 상상할 수 없는 '특혜'의 연속이었다. '11시간 자택 압수수색'의 경우, 압수수색 집행 과정에 조 전 장관측의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검찰이 기다려 주는데 시간을 할애한데다 압수물의 범위를 두고도 옥신각신했다. 정작 조국 부부의 휴대폰 압수 영장과 계좌 추적 영장은 기각됐다.


검찰 출두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일반 피의자처럼 검찰청 1층을 통하는 대신 검찰청 지하 통로와 검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곧바로 조사실로 올라가는 등 '황제소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소환 당시 지하 통로를 통해 언론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정 교수는 지난해 10월 3일 조사 때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조서 열람과 서명, 날인조차 하지 않고 귀가하는 유례없는 '특혜'를 누렸다. 이틀 뒤 조사에선 '15시간 조사를 받았다'고 했지만, 11시간을 조서 열람에 할애해 실제 조사 시간은 2시간 40분이었다.


이와 관련 야당은 "국민청원 핑계로 조국 구하기에 나선 청와대.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한 마디 못하면서 조국 가족은 구하겠다고 인권침해 운운하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양새가 기가 찰 지경(자유한국당)", "국민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고, 조국의 마음만 헤아리기로 한 모양(바른미래당)"이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가족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비리로 수사 받은 그 어떤 피의자보다 특권적 대우를 받았다"면서 "청와대를 장악한 PK 친문들은 인권위마저 비리를 저지른 고위공직자의 비리와 부도덕을 세탁해 주는 기관으로 악용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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