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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코리아의 딜레마…하이브리드 찬밥에 '울상'


입력 2020.01.16 06:00 수정 2020.01.15 23:0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지난해부터 하이브리드차 보조금 종료

반일 정서 장기화되며 매출타격 불가피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GR 수프라, 캠리 XSE, 프리우스 C 크로스오버, 프리우스 4륜구동 ⓒ토요타 코리아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GR 수프라, 캠리 XSE, 프리우스 C 크로스오버, 프리우스 4륜구동 ⓒ토요타 코리아

'하이브리드 자동차 강자'인 토요타 코리아가 일본차 브랜드 불매 운동과 정부의 '하이브리드차 패싱'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토요타는 그동안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지만, 정부의 수소·전기차 육성 정책으로 일반 하이브리드차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7월부터 촉발된 일본산 불매 운동도 아직까지 견고한 상태라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형편이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토요타 코리아가 지난해 판매한 차량 대수는 1만611대로 전년 1만6774대 보다 36.7% 급감했다.


이중 하이브리드차는 7114대로 전년 1만1101대 보다 3987대(35.9%) 감소했다.전체 판매 감소대수에서 하이브리드 감소 비중은 절반 이상인 65%에 달한다. 하이브리드차가 주력 차종인 토요타 코리아로서는 치명적인 성적이다.


토요타 코리아는 올해 수프라, 캠리, 프리우스 등 신차 4종을 차례로 출시해 작년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여전한 한국 정서와 변경된 친환경차 제도를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산 불매 운동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일반 하이브리드차 정부 보조금은 작년부터 아예 중단됐다. 게다가 올해 3월 출시하는 프리우스 2종은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렉서스 코리아는 지난해 총 1만2241대를 판매, 전년 1만3340대 보다 8.2% 감소했다. 이중 하이브리드차는 1만1897대로 전년 1만2598대 보다 701대(5.6%) 줄었다.


작년엔 2018년 하반기 ES 신형 출시 효과로 선방했지만 한일 정서와 정부 정책을 감안하면 올해는 녹록치 않다.


ⓒ산업부, 국토부 등 관계부처 합동 ⓒ산업부, 국토부 등 관계부처 합동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 국가 로드맵을 통해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 비중을 지난해 2.6%에서 2030년까지 33.3% 늘리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했다.


올해에만 전기차 7만8000대, 수소차 1만대를 보급해 전년 보다 86%, 66.7%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기차 국가 보조금은 작년 최대 9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축소했다.


대당 지원금은 낮아졌으나 전기차 대수를 늘리면서총액은 늘었다. 정부 로드맵대로 국가 보조금을 단순 계산하면 올해에만 6240억원으로, 작년 3780억원과 비교하면 1.65배에 달한다.


전기차와 수소차 보조금을 늘리다 보니 하이브리드차는 찬밥이 됐다. 하이브리드차 보조금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종료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보조금(500만원)이 아직 남아있으나 토요타의 주력 차종이 아닌만큼 보조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작년 토요타 코리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37대로 전년(63대) 보다 저조했다.


뒤늦게 토요타 본사가 전기차 대열에 합류했지만 성과를 보려면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한다.


최근 토요타 본사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전기차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신모델 양산까지 수 년이 소요되는데다 한국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전 과정을 감안하면 토요타·렉서스 코리아는 적어도 3년은 더 버텨야 한다.


뾰족한 대안이 없는 이들로서는 한일 관계가 가급적 빨리 진전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일본차 브랜드가 일본당국의 화해의 제스처를 기대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계획으로 올해 전기차 수요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반일 감정이 지속되는 한 토요타 코리아는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때까지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토요타 코리아는 신차 4종의 판매 추이를 보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일본차 브랜드는 할인 정책에 소극적이지만 상황이 절박한 만큼 마케팅을 늘리고 할인 혜택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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