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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창당 나선 정치후배에 현실조언 "싸워서 이길 의지 있나"


입력 2020.01.23 05:00 수정 2020.01.23 06:01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타협도 필요하지만 싸움도 많은 게 정치

그 과정에서 자신도 오염될 가능성 있어"

바른미래 상황 언급…"나도 지킬 것 있어 견딘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생활진보플랫폼 시대전환 창당 선포식에서 박수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생활진보플랫폼 시대전환 창당 선포식에서 박수치고 있다.ⓒ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2일 '생활진보플랫폼 시대전환' 창당 선포식에서 "정치가 타협과 합의도 필요하지만 싸워서 이겨야 할 때도 많더라. 여러분이 그럴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시대전환은 갈등과 대립을 양산하는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며 정치개혁을 위한 세력화에 나섰는데, 정치선배인 손 대표는 현실정치가 생각보다 훨씬 냉엄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바른미래당 극심한 내홍의 중심에 있으면서 스스로 "온갖 수모를 겪었다"고 말해왔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생활진보플랫폼 시대전환 창당 선포식에서 기성 정치권에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정치가 엉망이다. 특히 조국 사태로 나라가 완전히 좌우 진영으로 갈렸다"며 "따지고 보면 결국 정권을 계속 유지하느냐 찾으려느냐의 싸움이다. 그것이 정치를 극한으로 몰고 경제·안보·평화에 아무런 역할과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의 판을 바꿔야 한다는 점도 공감했다. 손 대표는 "오랫동안 당연시 여겨왔던 대통령제 하의 거대 양당구조라는 판을 바꾸지 않으면 끝없는 싸움으로만 정치가 전개될 것"이라며 "스펙 좋은 몇 사람 영입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들어오면 그 안에서 거수기 노릇하고 앵무새 노릇하는데, 벗어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예 정치의 주역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의 판을 바꾸는 '세력'이 되겠다는 여러분들(시대전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손 대표는 "지금까지 좋은 말만 했는데 걱정도 말하겠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한 편으로 걱정도 된다. 정치라는 것이 타협과 합의도 필요하지만, 싸워야 할 때도 많다"며 "과연 제대로 싸워서 정치판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분은 낭만적이고 희망적이지만, 현실적인 계산과 판단은 하고 계신지 모르겠다. 단단한 훈련을 해야 한다"며 " 그 과정에서 나 역시도 그 물에 섞이고 오염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우려했다.


또 최근 퇴진 압박을 받는 '86세대'를 예로 들며 "그 사람들이 처음 정치권에 들어올 때 우리가 세상 바꾸겠다는 생각을 안 했겠나. 그들이 정치세력의 주류가 된 지금은 어떠냐"고 반문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내부 상황도 언급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수많은 당대표 흔들기 시도가 있었지만, 당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 역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저도 저대로 지켜야 할 가치가 있어서 견딘다. 이 나라를 거대 양당의 싸움판 정치, 정치공학적 놀음에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세대교체를 스스로 짊어지고 점령해야 한다"면 "그런데 점령한다고 점령당할 것 같나. 다 치열한 싸움이 있다. 각오하고 오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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