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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대표이사·이사회 의장직 분리…지배구조 개선키로


입력 2020.02.07 14:27 수정 2020.02.07 16:2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사추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호텔·레저 사업 구조 개편

저수익 자산·비주력 사업 매각...항공·물류 등 핵심사업 집중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한진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저수익·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낸다. 내달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


또 핵심 주력 사업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호텔·레저 사업을 전면 개편하기로 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에 의결된 방안들은 내달 말 주주총회 안건으로 다뤄지게 된다.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대표이사가 맡도록 한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통과될 경우 조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되 이사회 의장은 다른 사외이사에게 넘기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앞서 작년 11월 이사회에서 회사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주주권익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진에어 등 주요 그룹사의 보상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으며 이사회 의장도 이사회에서 선출토록 할 예정이다.


그룹 내 호텔·레저 사업은 전면 개편한다. 한진칼은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매각하기로 하는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지속적으로 개발·육성할지 혹은 구조 조정할지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전날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서울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데 이은 개편으로 재무건전성 개선과 함께 조현아 전 부사장 견제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호텔 사업을 도맡아 오면서 애착을 보여왔다. 현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 전 부사장을 견제함과 동시에 조 전 부사장이 해온 사업들이 만년 적자를 겪어 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그룹 내 호텔·레저 사업 전면 개편에 대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내 저수익 자산과 비주력 사업을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는 방침으로 비핵심·저수익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역량인 수송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필수적이지 않거나 시너지가 없는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주)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 등이 매각 검토 대상이다.


항공운송 사업은 신형기를 도입하고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타 항공사와의 조인트 벤처 확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휴 등 국내외 사업파트와 협력의 폭도 넓혀갈 예정이다.


물류사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에 주력해 (주)한진의 택배·국제특송, 물류센터, 컨테이너 하역 사업은 집중 육성하며 육상운송·포워딩·해운·유류판매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이밖에도 항공우주사업·항공정비(MRO)·기내식 등 그룹의 전문 사업 영역은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항공 IT 부문과 함께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그룹사의 ICT 사업은 효율성과 시너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척도가 됨에 따라 ESG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ESG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재무 구조와 지배 구조 개선을 토대로 호텔·레저 사업 구조 개편, 저수익 자산 및 비주력 사업 매각 및 그룹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으로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에서는 KCGI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주총 전자투표제 도입 등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 측은 추후 별도 이사회를 열어 주총 안건과 날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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