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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더딘 이강인, 발렌시아 경쟁·도쿄올림픽 어쩌나


입력 2020.02.14 10:00 수정 2020.02.14 10:01        박시인 객원기자 ()

기대 만큼의 성장 속도 내지 못해

팀 내부 경쟁도 치열..올림픽대표팀 합류도 장담 못해

최근 흘러가는 분위기는 이강인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 뉴시스 최근 흘러가는 분위기는 이강인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 뉴시스

한국 축구의 미래이자 발렌시아 특급 유망주 이강인(19)이 최근 기대 만큼의 성장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9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서 펼쳐진 '2019-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3라운드 헤타페전에 후반 25분 교체 투입됐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강인의 리그 10번째 경기였다. 올 시즌 선발 2경기, 교체로 8경기에 나섰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5경기 모두 교체 투입, 비중이 작은 코파 델 레이에서는 2경기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이강인은 최근 복귀 후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문제는 경기력이다. 헤타페전에서도 교체로 출전했지만 전진 드리블이 여의치 않았고, 느린 템포와 백패스로 일관했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코파 델 레이에서는 약체팀을 상대로 부진했다.


최근 흘러가는 분위기는 이강인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달 31일 스페인 지역 매체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이강인이 1군에 온 이후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강인의 거품이 꺼졌다”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발렌시아의 유망주 이강인과 페란 토레스를 비교하며 “토레스는 기량이 폭발했고, 현재 라 리가에서 훌륭한 보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토레스는 올 시즌 어엿한 발렌시아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리그 22경기에 출전해 4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 중 선발로 17경기 뛰었다. 지난 시즌 리그 24경기(선발 8경기, 교체 16경기) 2골 1도움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토레스는 이강인보다 한 살 많은 2000년생이다. 장점은 유틸리성과 윙어로서의 경쟁력이다. 좌우 측면에서 뛸 수 있고, 크로스의 정확도가 높다. 팀 사정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 최전방까지 소화할 수 있다. 184cm 77kg의 단단한 피지컬과 득점력까지 겸비했다.


이강인은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만 피지컬은 좋은 편이 아니다. 무엇보다 발렌시아의 4-4-2 포메이션에서 설 자리가 모호하다. 측면 윙어는 분명히 이강인과 맞지 않는 옷이다. 스피드와 활동량, 수비력에서도 약점이 뚜렷해 더블 볼란치에서 뛰는 것은 무리다.


발렌시아의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인 이강인에게 투톱의 한 자리에 맡기기도 한다. 문제는 이강인의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다. 올 시즌 모든 대회 포함 총 17경기에서 1골에 머물렀다.


물론 이강인은 여전히 2001년생으로 10대다. 발렌시아도 이강인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지난해 1월 1군 계약을 맺으며 바이아웃을 8천만 유로로 책정했다. 올 시즌 초반 중도하차한 마르셀리노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은 셀라데스 감독은 비교적 이강인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결국 실력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곤살로 게데스, 데니스 체리셰프가 부상에서 돌아올 경우 이강인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수 있다.


올 겨울 오른쪽 풀백 알렉산드로 플로렌치가 임대 영입되면서 다니엘 바스가 오른쪽 윙어로 전진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이강인은 벤치에 앉는 것조차 쉽지 않다.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김학범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강인은 다가오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는 발렌시아의 차출 거부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올림픽 본선에서는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후보로 손꼽힌다. 이름값이 이강인의 도쿄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과연 김학범 감독이 올 시즌 후반기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이강인을 선발할지는 미지수다. 남은 기간 어떻게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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