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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탓? 유통가 2월 손실만 1000억↑…"1분기 장사 접어야 할 판"


입력 2020.02.12 06:00 수정 2020.02.11 21:1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롯데백화점 본점 비롯해 면세점, 대형마트, 아울렛 잇단 휴점

면세업계, 중국 보따리상 귀환 여부에 촉각…사드 사태 재현 우려에 전전긍긍

지난 3일 오후 이마트 월계점에서 직원들이 고객용 카트 소독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마트 지난 3일 오후 이마트 월계점에서 직원들이 고객용 카트 소독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마트

새해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유통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에 더해 바이러스까지 겹치면서 올해 장사는 틀렸다는 체념마저 나오고 있다. 새로운 확진자의 동선이 발표될 때마다 마음을 졸이는 한편 고객과 근로자의 안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신사업은 물론 준비해 놓은 할인행사마저 접어야 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손실만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롯데백화점이 임시휴업을 실시했다. 전염병 방역을 위해 본점이 문을 닫은 것은 개점 이래 처음이다. 본점 하루 평균 매출액이 주말의 경우 80~100억원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3일 간의 휴업으로만 2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 10일에는 롯데백화점 30개 점포,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각각 10여개 점포가 방역을 위해 문을 닫았다.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제주점도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문을 닫았고, 이마트 군산점‧부천점, 현대아울렛 송도점 등도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정부 발표에 일제히 3~4일간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매출 규모가 큰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이 휴업에 나서면서 이달 들어 10일 동안 매출 손실액만 1000억원을 훌쩍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방역업체를 선정해 매장을 소독하고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우려는 그치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일부 매장의 경우 소비자 불안이 여전해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잠깐 며칠간 문을 닫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며 “불안감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몰리는 대형 쇼핑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1분기 장사는 접어야 할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설 연휴 대목은 물론 졸업, 입학시즌에 이어 발렌타인데이까지 여파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1분기 최대 성수기를 모두 놓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모습ⓒ데일리안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모습ⓒ데일리안

중국 보따리상이 매출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도 비상이다. 중국 정부의 검역 강화로 춘절을 보낸 보따리상들이 한국으로 되돌아오지 못할 경우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감소한 데다 보따리상 매출까지 감소할 경우 2016년 사드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지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중국 춘절 연휴로 대부분의 보따리상이 중국 고향으로 돌아가 있는 상황”이라며 “원래대로라면 이달 중순부터 보따리상들이 돌아와 구매에 나서야 하는데 중국 정부의 이동제한이 강화되면서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사스 사망자를 넘어섰고 곧 메르스 기록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1분기는 물론 상반기도 코로나발 악재로 실적 부진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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