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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열정은 청춘’ 산체스, 신예 페레이라 잡으려면


입력 2020.02.16 07:58 수정 2020.02.16 08:06        김종수 객원기자 ()

베테랑 파이터 디에고 산체스, 여전히 뜨거운 공격 본능

거친 타격보다 장기전 끌고 가면 유리..페레이라 운영능력 부족

[UFC] 디에고 산체스(오른쪽)가 16일 출격한다. ⓒ 뉴시스 [UFC] 디에고 산체스(오른쪽)가 16일 출격한다. ⓒ 뉴시스

UFC 웰터급 ‘나이트 메어’ 디에고 산체스(38·미국)가 올해 첫 출격에 나선다.


산체스는 16일(한국시각) 미국 뉴멕시코주 리오 란초에서 막을 올리는 ‘UFC Fight Night 167(이하 UFN 167)’에서 화려한 파이팅 스타일의 핫한 유망주 미첼 페레이라(26·브라질)와 웰터급 매치를 가진다. 페레이라는 로드 FC에서도 활약했던 파이터로 국내에서는 ‘실사판 철권 에디’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산체스는 현재 UFC 무대에서 노장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베테랑이다. 2005년 리얼리티 MMA 프로그램 TUF(The Ultimate Fighter) ´시즌1´ 파이널에서 케니 플로니안을 꺾고 미들급 우승을 발판으로 화려하게 옥타곤에 데뷔했다. 이후 웰터급, 라이트급을 오가며 UFC에서 롱런하고 있다.


29승12패를 기록 중인 산체스는 마이너 단체서 11연승 행진 이후 TUF라는 엘리트 코스를 접수하고 20대 초중반 UFC에 입성, 불혹을 바라보는 현재까지 살아남아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7번이나 선정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산체스를 대표하는 격투 색채는 ‘화끈함’이다.


경기 전 살벌한 대립 구도를 연출한 것과 달리 실제 대결에서는 조쉬 코스첵의 앞으로 손을 내밀고 견제하는 패턴에 막혀 답답한 내용으로 일관한 ‘흑역사’도 있지만 대부분 경기가 뜨겁게 흘러간다. 얻어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서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근성과 투지가 넘치다 못해 끓어 넘친다. 이런 성향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짙어지고 있다.


옥타곤 초창기 산체스는 그래플링에 강점이 많은 선수였다. 빼어난 레슬링에 주짓수까지 갖춰 스탠딩, 그라운드 다방면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닉네임 ‘나이트 메어’도 바닥으로 상대를 끌고 간 후 악몽을 맛보게 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한때 산체스에게 유리한 포지션을 빼앗기면 흐름을 뒤집기 매우 어려웠다. 언제부터인가 산체스는 예전처럼 그라운드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이는 타격에도 영향을 미쳐 유효타 싸움서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산체스의 투쟁 본능은 젊은 시절 못지않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전진 스텝을 밟으며 상대를 압박하려하고, 젊은 선수와의 난타전도 피하지 않는다. 보통의 베테랑들은 노화로 인해 신체능력이 떨어지면 힘을 덜 쓰고 전략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쪽으로 파이팅 스타일을 변화를 준다.


산체스는 다르다. 여전히 열정 하나만큼은 청춘이라 노련미보다는 힘과 근성 대결 위주로 갈 때가 잦다. 누구를 만나도 정면 화력전에서 밀리기 싫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나이를 먹을수록 투박한 경기 내용이 자주 펼쳐지는 이유다.


하지만 페레이라를 상대로 근성가이 타격모드로 들어가면 쉽지 않을 수 있다. 페레이라는 운동 신경과 반응속도, 동체시력 등이 좋은 젊은 파이터다. 거리를 유지한 채 탄력과 유연성 등을 활용한 플라잉니킥, 슈퍼맨펀치, 드롭킥, 스피닝 휠킥, 롤링 썬더 등 화려한 기술을 마구 쏟아낸다.


경기 중 텀블링을 시도하고, 수시로 케이지를 밟는 등 창의적인 타격을 시도한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릭터 베가가 연상될 정도다. 그런 파이팅 스타일로 인해 옥타곤 데뷔전 승리 당시부터 주목을 끌었다. 로드FC에서 보여준 게임기술 같은 공격기를 UFC에서 재연했다.


혹평에 시달리는 산체스가 가치를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UFC 혹평에 시달리는 산체스가 가치를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UFC

안타깝게도 페레이라는 대니 로버츠전 승리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음 경기였던 트리스탄 코넬리에게 경기운영 능력 부족으로 역전패 당하며 주춤한 상태다. 경기 초반 다양한 기술을 뽐내며 분위기를 주도했으나 이후 체력이 떨어지며 흐름을 넘겨주고 말았다.


산체스는 이런 점을 노려야한다. 젊은 페레이라를 맞아 초반부터 치고받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페레이라는 화려한 플레이뿐 아니라 간결한 타격에도 능하다. 로우킥 타이밍에 슈퍼맨 펀치로 카운터를 낼 정도다. 우직하게 치고받는 산체스의 스타일상 유효타 싸움으로 재미를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산체스는 코넬리가 그랬듯 초반에는 최대한 버티다가 페레이라의 화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중반 이후 승부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타격 성향이 짙은 페레이라의 플레이 스타일상 레슬링을 적절히 섞는 움직임도 필수다. 순수하게 타격전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큼 전방위 압박으로 혼선을 줘야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페레이라는 통산 10패 중 8패가 판정패다. 노련미를 살려 장기전으로 갈 경우 여전히 나쁘지 않은 체력에 경험 또한 풍부한 산체스가 유리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산체스를 젊은 기대주 페레이라에게 던져준 이름값 높은 제물로 폄하하기도 한다. 혹평에 시달리는 산체스가 가치를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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