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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속출' 라임사태…금투업계 소송전 벌써 진흙탕 모드

  • [데일리안] 입력 2020.02.17 06:00
  • 수정 2020.02.16 20:24
  •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TRS계약 일부펀드 전액손실...대신증권 TRS 3사에 내용증명

투자자-운용사-증권사-은행 간 얽히고설켜 소송 난타전 예고

‘라임 사태’가 자금 회수를 둘러싼 업계 내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가 자금 회수를 둘러싼 업계 내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라임자산운용

1조7000억원 가량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태’가 업계 내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미 투자자들이 라임자산운용과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낸 가운데 각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증권사들 간 분쟁도 가열됐다. 라임운용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얽히고설켜 있어 복잡한 법정 싸움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2개 모(母)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손실률은 각각 46%, 17%로 집계됐다. ‘플루토 FI D-1 1호’는 4606억원, ‘테티스 2호’ 펀드의 순자산은 1655억원이다. 두 개 펀드의 순자산은 총 6261억원으로 설정액 대비 45% 줄어들며 반토막 난 셈이다.


이들 펀드의 자(子)펀드 173개 가운데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맺어진 29개 펀드 중 일부 펀드는 전액 손실이 예상된다.


KB증권이 판매했던 ‘라임 AI스타 1.5Y 1호’, ‘라임 AI 스타 1.5Y 2호’, ‘라임 AI 스타 1.5Y 3호’ 등 3개 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펀드는 펀드 가입 규모만 492억원에 이르지만 투자자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 증권사들이 TRS 계약을 통해 펀드의 1순위 채권자 자격을 갖게 돼 대출 금액을 먼저 회수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197억원 규모의 ‘AI프리미엄’ 2개 펀드에서는 78%~61%의 손실이 예상된다.


아직 실사가 완료되지 않은 모펀드인 무역금융펀드도 최악의 경우 2436억원 전액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 손실률이 구체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법무법인 한누리·광화·우리 등은 피해자들을 대리해 라임운용과 우리은행·대신증권 등 주요 판매사들을 상대로 계약 취소 및 투자금 원금 반환 등의 민사 소송을 검토 중이다.


펀드 운용과 판매 과정의 불법행위가 계속 드러나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의 법적 대응을 부추기고 있다. 대신증권은 라임 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반포 WM센터에서 불법 판매한 의혹이 제기됐고 신한금융투자는 무역금융 펀드의 부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상태다.


특히 이번 라임 사태는 자금 회수를 둘러싼 증권사 간 분쟁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12일 신한금융투자·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과 라임운용에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관련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대신증권은 내용증명을 통해 해당 증권사들에 라임 펀드의 정산분배금을 일반 고객들보다 우선 청구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또 내용증명에는 해당 증권사들이 라임운용 펀드로부터 우선해서 정산분배금을 받고 이로 인해 대신증권 고객에게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증권사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라임운용은 앞서 환매가 중단된 3개 모펀드 운용과 관련해 신한금융투자 5000억원, KB증권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700억원 등 증권사 3곳과 6700억원 규모의 TRS 계약을 맺었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며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일종의 자금 대출이라고 할 수 있다. 펀드 자산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라임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은 우선 변제권을 갖는다.


이들 증권사가 라임 펀드에서 자금을 먼저 빼가게 되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대신증권으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3개 증권사들이 대신증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증권사 간 소송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대신증권 외에도 라임 펀드 판매사들이 고객자산 회수를 위해 TRS 증권사들을 상대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TRS 증권사들은 그동안 원칙에 따른 전액 회수 방침을 고수해왔다. 이들 증권사는 계약서에 명시된 우선상환권리를 포기하면 경영진이 배임 혐의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라임운용이 판매사 16곳과 함께 TRS 증권사 3곳에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자산 회수와 분배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TRS 증권사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TRS 계약구조 변경을 제시하는 등 TRS 증권사들의 양보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규영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장은 지난 14일 라임 사태 중간 검사 브리핑에서 “증권사들은 기본적으로 기발생 채권은 가져와야 할 돈으로, 임의적으로 포기하게 되면 배임 이슈에서 걸린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환매 연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발생한 만큼 상황 변경을 감안한 계약구조를 변경하는 것을 제안했는데, 나름 긍정 검토하겠다는 답변까진 나왔다”면서 “다만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를 양보할 것인지는 아직 논의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은행들도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16개 판매사는 공동대응단을 만들어 실사 결과가 나오면 소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임펀드는 우리은행 1조648억원, 신한은행 4214억원, 하나은행 1938억원 등 은행권을 통해서도 대거 판매됐다. 은행들은 라임운용이 임의대로 투자 대상 자산을 변경하고 환매를 중단하는 등 운용상의 잘못으로 자신들도 사기를 당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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