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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숙제 던진 KK 김광현, 선발 진입 요건은?


입력 2020.02.24 12:03 수정 2020.02.24 15:1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1이닝 무실점

투구수 19개, 긴 이닝 소화하려면 줄여나가야

시범경기 첫 등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광현. ⓒ 뉴시스 시범경기 첫 등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광현. ⓒ 뉴시스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본격적인 선발 진입에 도전한다.


김광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뉴욕 메츠와 개막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총 19개였고, 1이닝 동안 피안타는 하나도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2.1마일(약 148km)까지 나왔다.


경기 후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 내용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쉴트 감독은 “슬라이더가 매우 효율적이었다. 구위가 날카로운 데다가 변화도 좋았다. 좋은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생각은 달랐다. 김광현은 등판을 마친 후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김광현은 “등판을 마친 뒤 쉴트 감독이 잘 던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자신감을 주기 위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 뉴시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의 투구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 뉴시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쉴트 감독을 비롯한 세인트루이스 코칭스태프가 김광현을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6회 이후 등판이 예정됐었던 김광현은 예정보다 이른 시점인 5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4명의 우타자를 상대하며 선발 투수로서 경기 운영을 어떻게 펼쳐나가는지 평가를 받았다. 만약 불펜 자원으로 분류됐다면 좌타자가 등장할 때 투입됐을 김광현이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래허티를 필두로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 그리고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로 구성된 4선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김광현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였다.


변수는 부상이다. 2~3선발급 자원이었던 마이콜라스가 부상으로 낙마한데다 장기간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에 김광현과 마르티네스의 선발 진입이 경쟁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로 기량을 입증했던 마르티네스와 달리 데뷔 시즌을 맞는 김광현이 이번 스프링캠프서 기량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코칭스태프는 불합격점을 내릴 게 분명하다.


결국 스스로 선발 투수로서의 자격을 입증해야만 하는 김광현이다. 숙제는 분명하다. 5이닝 이상, 즉 많은 이닝을 책임질 경기 운영 능력이다.


제구가 아주 뛰어나지 않은 김광현은 KBO리그 시절에도 뜻대로 투구가 풀리지 않을 때 투구수가 크게 늘어나는 약점이 있었다. 김광현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첫 등판을 마친 뒤 “타자들의 파워가 상당하고 매우 공격적이다. 투구 레퍼토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하고 19개에 달한 투구수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스플릿으로 치러질 휴스턴 또는 마이애미전이 될 전망이다.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구체적인 등판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스스로에게 숙제를 던진 김광현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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