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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전긍긍 산업계…셧다운 공포 확산


입력 2020.02.24 12:03 수정 2020.02.24 13:3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이홍석 기자

대구 확진자 확산으로 인근 울산, 구미, 포항 산업단지 비상

전자,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등 가동 중단시 '산업 마비' 우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팰리세이드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팰리세이드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직원 중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공장 전체가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부품 수급 부족에 따른 간접적 영향으로 자동차 공장들이 가동 차질을 겪었지만 최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다른 업종까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4일 업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구미사업장 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구미사업장을 일시 폐쇄한 뒤 확진자와 접촉한 동료를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장 전 직원을 귀가시킨 뒤 정밀 방역을 했다.


삼성전자는 주말 내내 정밀 방역을 실시한 상태로, 24일 오후부터 구미사업장을 재가동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그나마 확진자가 주말에 발생해 큰 생산 차질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말이 포함돼 있고 다음주 초에 재개 시작하면 고객들한테 공급하는 거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반도체는 생산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공장 가동을 중단하지 않지만, 임직원이 출퇴근하는 조립라인은 쉬었다 해도 상관이 없다. 나중에 재개하고 더 바짝 생산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25일 오전까지 폐쇄한다는 방침이어서 가동 중단에 따른 일부 생산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구미사업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최근 출시된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S20’도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어 가동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9일 경기 이천캠퍼스 교육장(SKHU)에서 교육받던 신입사원 중 한 명이 대구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당일 해당 신입사원과 함께 교육생 280여명을 귀가 조치하고 교육장을 폐쇄한 데 이어 다음날 이천캠퍼스 임직원 800여 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해당 신입사원과 함께 다른 한 명도 폐렴 증세를 보였지만 두 사원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다만 교육장과 이천 공장은 별도의 공간으로 서로 거리가 있어 공장은 중단 없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


한국GM 부평공장도 지난주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발생하며 공장 폐쇄를 검토하는 등 홍역을 겪었다. 지난 20일 한국GM 부평 공장 내 연구소 법인인 GM 테크니컬센터코리아(TCK)의 한 직원이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 것이다.


이 직원은 부평 공장 내 부속의원을 방문했고, 부속의원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이 직원을 인근 세종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다행히 코로나19와는 관계가 없는 증상이었다.


완성차 공장은 한 곳에 수천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다, 직원들이 컨베이어벨트에 줄지어 일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 한국GM의 이번 사태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셧다운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다수의 협력사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특성상 협력사에서의 확진자 발생도 완성차 업체들에겐 위협 요인이다.


지난 21일 현대차 협력사인 서진산업 경주공장에서 지게차 운전을 담당하는 직원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공장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완성차공장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만 부품 공급은 불가피하기에 협력사로부터의 감염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긴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1차 협력업체만 300개가 넘고, 현대차 울산공장 내외부로 다니는 부품 이송 차량이 2만대에 달한다.


협력사 공장 폐쇄에 따른 부품 수급도 문제다. 앞서 이달 초중순 완성차 공장들은 중국 부품공장 가동중단으로도 최대 3주간의 가동 차질을 겪은 바 있다. 국내에서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소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공장 가동중단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출입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이미 코로나19 사태 발생 초기부터 전국 공장에 외부인 통제를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지역에 인접한 울산의 정유·석유화학업체들도 초긴장 상태다. 울산석유화학단지는 정유공장부터 올레핀, 폴리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장들이 모두 연계돼 가동되기 때문에 이들 중 한 공장에서만 차질이 발생해도 전체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울산, 여수, 대산 등 석유화학단지는 입주업체 한 곳에서만 확진자가 발생해도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상황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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