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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투표율 우려 속 ‘진영정치’ 띄우는 여권 인사들


입력 2020.02.24 17:32 수정 2020.03.24 14:54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투표율 낮을 땐 충성 유권자 확보가 중요

‘탄핵위기’ ‘반일’ 등 여권 지지층 결집 이슈 띄우기

유시민 “세종대왕도 보수당서 나오면 안찍어”

‘진영논리’ ‘묻지마 정당투표’ 비판도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KBS 방송 '정치합시다' 캡쳐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KBS 방송 '정치합시다' 캡쳐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오는 4.15일 치러질 21대 총선의 투표율도 예전에 비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상대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중도층에서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총선에 임하는 각 정당의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야 간 전선을 분명하게 세워 지지층에 호소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지지층에서 보다 많은 표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에서다. 당내 ‘전략통’ 중 하나로 꼽히는 최재성 의원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지난 13일과 20일 각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최 의원은 ‘탄핵 위기’임을 강조하며, 지지층으로 하여금 “막아 줄 것”을 당부했었다.


이어 최 의원은 21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거론했다. 최 의원은 “지금 당장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며 “일본이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쉼표를 찍었던 지소미아는 다시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권 지지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재인 탄핵’과 ‘지소미아’ 이슈를 연달아 들고 나온 셈이다.


진보진영 인사로 분류되는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는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선거는 전체 판을 생각해야 한다.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쟁에서 질 순 없다”면서 “(김남국 논란으로) 내부에서 싸우기보다 지금은 지혜로워져야 한다. 이견을 가지고 옥신각신할 에너지를 상대방과 싸우기 위한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지지층 결집을 주문한 바 있다.


나아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물선거’가 아닌 ‘정당선거’를 강조하고 나섰다. 23일 KBS ‘정치합시다’에 출연한 유 이사장은 “현실에서 유권자들은 누구를 뽑느냐보다 당을 보고 찍는 경우가 많다”며 “나 같은 사람은 보수정당에서 세종대왕님이 나와도 안 찍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후보나 정당이 나에게 이익을 줄 것인가도 고려하지만, 어떤 정당, 어떤 후보가 옳은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남국 논란을 거치며 이탈했던 내부 지지층을 달래고, 여야 간 대결구도를 앞세우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이면에는 현재 구도가 이어질 경우 선거에서 여권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편 가르기’식 투표를 독려하는 것이 한국정치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특임교수는 2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유 이사장의 발언은) 대한민국의 진영정치, 대결정치를 상징하는 말”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특정 인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이미지를 이용한 정당투표로 가자는 얘기”라고 규정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편이라고 무조건 찍어주니까 당에서 조국백서 쓰겠다는 변호사를 공천하는 참상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상대 당의 좋은 인물을 이쪽에서 떨어뜨리고 우리 당의 좋은 인물을 상대 당에서 떨어뜨리면 대체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가. 두 명의 세종대왕 대신 두 명의 정봉주를 갖는 게 유시민 씨의 정치적 이상인가”라고 반문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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