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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삼성·LG전자 등 대기업 채용일정 ‘미정’…속타는 취준생들


입력 2020.02.26 05:00 수정 2020.02.26 05:57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삼성전자, SW역량테스트 연기

SK,상반기 공채 2주 늦추기로

현대차, 사옥 방역 강화로 면접 순연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한 취업준비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한 취업준비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삼성·LG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것을 우려해 일정을 연기하거나 잡지 못하자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채용과 관련된 일정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상반기 공개채용 서류접수 시작 전 3월 초 대학 개강에 맞춰 캠퍼스를 돌며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 이후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전형 등을 거쳐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모든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회사는 당초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소프트웨어(SW)역량테스트’도 다음달로 미룬 바 있다.


SW역량테스트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등 삼성 계열사 SW 직군 응시자를 대상으로 치르는 시험이다. 이 시험에서 레벨A 이상을 받을 경우 공채 우대(가산점)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SW 직군 응시생이 반드시 치러야 할 시험으로 꼽히는데 시험 일정이 순연됐고 정확한 날짜 공지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LG전자도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4월부터 채용일정을 진행해 당장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경우 일정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특히 생활가전 부문에서 진행하는 고졸 기능직(생산직) 채용 일정을 한 달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당초 서류접수를 완료 후 이달 말부터 인적성검사 등을 진행할 방침이었지만 전체적인 일정을 미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4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던 신입사원 채용 면접을 연기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이날부터 양재사옥의 방역을 강화하며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데 신입사원 채용 면접이 이 사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을 순연했다.


응시생들은 서류전형 통과 후 직무별로 토론·직무·종합 면접 등을 앞둔 상태였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정기 공개채용에서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해 부문별 직무 적합성을 갖춘 인재를 뽑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원서 접수는 그대로 유지하되 면접전형에서 면접 전과 면접 결과 대기의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채용 일정 변경 안내.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캡처 현대자동차그룹 채용 일정 변경 안내. 현대자동차그룹 홈페이지 캡처

현대차는 차세대 배터리 실 설계 및 제작·평가 경력직 등 이미 최종 면접이 이뤄진 후 결과 발표를 대기하는 경우 일정 변동 없이 기존과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다음달 초 예정된 신입사원 채용 일정을 약 2주간 미뤘다. 다음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채용 일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날짜 등을 정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전체 일정이 순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채용 일정 변경 움직임은 대부분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기업 358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채용 계획 변동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 4곳 중 1곳(26.5%)이 채용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는 절반에 가까운 43.5%가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견기업 28.3%, 중소기업 24.8%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채용 일정을 미정 또는 연기하자 취업준비생들은 혹여나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고 있다. 잡코리아가 신입직 취업준비생 17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5%가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세부 답변으로는 ‘기업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축소할까 우려된다’가 응답률 57.3%로 가장 많았으며, ‘기업들의 채용일정 연기로 향후 기업끼리 일정이 겹칠까 우려된다’는 응답도 47.9%로 높았다. 채용 규모가 축소되면 경쟁률이 높아지고 일정이 겹치면 여러 군데 원서를 넣을 수 없어 응시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어 기업들이 채용 일정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취업준비생들이 채용 축소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무엇보다 안전을 걱정하며 선제 조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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