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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칼바람에 거품 걷힌 롯데리츠...투자자 ‘흔들’


입력 2020.02.26 06:00 수정 2020.02.26 17:1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작년 10월 상장 후 17% 하락...고평가 논란 속 구조조정 타격

시장 “업황도 불안한데 기초자산 약해”...장기투자 관점 의견도

지난해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롯데리츠가 올해 들어 13% 가깝게 감소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강남점.ⓒ롯데쇼핑 지난해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롯데리츠가 올해 들어 13% 가깝게 감소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강남점.ⓒ롯데쇼핑

지난해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국내 리츠 열풍을 주도했던 롯데리츠가 올해 들어 거듭된 부진으로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고평가 논란과 유통업 침체로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롯데쇼핑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져서다. 다만 과열됐던 리츠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단계라는 의견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롯데리츠는 전장 대비 0.37% 오른 53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롯데리츠는 최근 10거래일 중 19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작년 10월 30일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는 위력을 보였지만 이후 17% 떨어져 이날 기준 시가총액도 9235억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의 백화점, 마트, 아울렛 등 10곳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테일 리츠다. 이들 자산에서 나오는 임대 소득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상장 전부터 정부의 정책 지원과 연평균 6%대 배당수익률 목표 등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유통업의 불황은 우려되는 부분이었다. 오프라인 사업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리츠라는 점에서다.


롯데쇼핑이 소유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중 부동산 자산 가치가 높은 매장은 롯데리츠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도 지적돼왔다.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등 알짜 부동산은 모두 빠져 있다. 롯데리츠의 기초자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곳(강남·구리·광주·창원)과 마트 4곳(의왕·서청주·대구율하·장유), 아울렛 2곳(청주·대구율하)로 총 10곳으로 구성됐고 이 중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2곳뿐이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롯데리츠 내 현재 편입 자산군이 그다지 우량한 자산이 아니고 매출액과 이익도 지속 감소 중”이라며 “자산가의 상승이 가장 기대되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이 위치해 있는 한티역 인근의 상가 매매가 추이도 꺾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향후 롯데리츠의 경쟁력은 롯데쇼핑 및 타 계열사의 추가 편입자산에 달려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롯데리츠는 8조6000억원 규모의 롯데쇼핑 점포 84개점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과 함께 2020년과 2021년 각각 약 5000억원 규모의 롯데쇼핑 자산 추가 매입 계획을 밝혔다. 또 롯데호텔, 물류센터 등 그룹 계열사 내 비(非) 리테일 자산도 추가로 매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문제는 최근 롯데쇼핑이 창사 이래 처음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부분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에 1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결국 롯데쇼핑은 현재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 700여개 중 실적이 부진한 점포 200여곳의 문을 3~5년 내 닫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리 점포가 대부분 임차 점포로 롯데리츠 편입 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연 5.6%에 달하는 배당수익률 둥을 근거로 롯데리츠 자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대상 점포는 롯데쇼핑 보유 점포가 아닌 대부분 임차 점포이고, 롯데리츠가 현재 편입한 자산 10곳은 모두 매출 기준 상위 점포라 구조조정 대상도 아니다”며 “당초 예상했던 대로 롯데쇼핑 보유 84개 점포들의 편입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이 없다고 해도 오프라인 매장 위기가 뚜렷하게 확인된 만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면서 롯데리츠의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선 “롯데그룹이 부실자산을 투자자들에게 비싸게 팔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2% 내렸다. 같은 기간 NH프라임리츠(-8%), 이리츠코크렙(-15%), 신한알파리츠(-9%) 등도 모두 하락하며 상장 리츠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다만 그동안 과열됐던 리츠의 거품이 꺼지고 안정을 찾아가는 단계라는 분석도 있다. 리츠는 주가가 떨어질수록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은 올라가는 구조다. 업황에 대한 우려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투자 관점을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상장을 앞둔 리츠들이 리츠 투자 분위기를 또다시 환시시킬 것으로도 관측된다. 현재 켄달스퀘어리츠, 마스턴자산운용서유럽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도 많은 우량 리츠가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리츠 활성화 지원과 실물 부동산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감안할 때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지속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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