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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파만파…총선 표심에 미칠 영향은

  • [데일리안] 입력 2020.02.26 06:30
  • 수정 2020.03.06 15:31
  •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감염병 확산, 정권에 호재 아니라는 점은 분명

'한반도 평화' 묻히고 경제 상황은 악화 불가피

민주당 의원들 '범정부 대책' 홍보 전도사 변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책 논의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책 논의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숫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위기가 일파만파가 확산되고 있다. 총선을 불과 50일 앞두고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를 맞닥뜨린 정치권은 표심의 추이가 어디로 향할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금의 코로나19 위기 사태가 현 정권에 최소한 호재(好材)는 아니라는 점에는 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현 정권이 성과로 내세우던 '한반도 평화' 이슈가 완전히 매몰됐다. 게다가 총선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사하기 위해 중국의 심기를 살피느라 감염원으로부터의 인구 유입을 조기에 차단하는데 실패했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시 주석이 설령 온다 하더라도 오히려 역풍을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현 정권의 약점으로 꼽히던 경제 상황은 중단기적으로 더욱 악화하는 게 불가피해졌다. 의원들이 "지역구에 내려가도 거리에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소비 의욕이 급감하면서 경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지난 연말 논란 속에서도 '4+1 협의체'를 통한 '짬짜미'로 512조 원 '슈퍼 예산'을 편성한 뒤, 상반기 중 조기 집행을 통한 경기 진작을 노렸으나 이미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는 지적이다.


서울·수도권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코로나19 위기로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지역구 유권자들을 상대로 앞다퉈 정부의 대책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살포하고 있다.


서울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범정부 대책을 여러분께 보고드린다"며 △마스크 판매업자 수출금지 △연간 최대 10일 '가족돌봄휴가' 무급휴일 △추경 편성 등의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천을 지역구로 하는 또다른 민주당 의원도 "민주당은 정부와의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마스크 사재기 등 엄정 단속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에 의료역량 투입 △어르신·취약계층에 마스크 무료 배포 등을 홍보했다.


4년 간의 지역 현안사업 관련 보고를 집중해야할 시기에 여당 의원들이 코로나19 정부대책 홍보 전도사로 나선 것이다. 그만큼 지역 현안이 묻혔다는 뜻이며, 아울러 현 정권이 뭔가 대처를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 여론이 높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들이 다들 우리 정부가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범정부 대책을 알려야할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반문하며 "'심판선거'의 분위기가 더욱 강화될까봐 걱정스럽다"고 염려했다.


통합당, 文정권 코로나 차단 실패 '책임론' 부각
'대구 봉쇄' 등 잇단 '자살골'에 절로 지지층 결집
'윤석열 대 조국' 기존 쟁점들 묻힌 점은 아쉬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현 정권의 코로나19 방역 실패 책임론을 적극 부각하는 한편, 미증유의 국가적 재난을 맞이해 정부의 대책에도 협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평이다.


통합당은 현 정권이 시 주석 상반기 방한 성사에 집착하느라고 사태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할 시기를 놓쳐 위기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때이른 '승리 선언' 등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그르쳤다는 점 또한 적극 부각하고 있다.


이만희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우한 코로나가 곧 종식될 것이라고 한 것이 바로 문재인정권"이라며 "초기 단계부터 발병국인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라는 의료계의 조언도 무시하고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문재인정권이고, 그에 손뼉치며 부화뇌동한 게 바로 민주당"이라고 책임론을 정조준했다.


'대구 코로나' 보도자료 배포에 이어 '대구·경북 봉쇄' 브리핑 등 정권·여당의 잇단 '자살골'도 저절로 통합당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TK 권역 의원실 관계자는 "TK 민심이 이미 정권에 돌아서 있었지만 이번 사태가 쐐기를 박았다"며 "지역구 선거 뿐만 아니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의석 수를 좌우할 정당투표에서도 정권심판으로 표심이 대거 결집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증유의 감염병 확산 위기 속에서 정권이 '대응책'이라고 내놓는 것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은 야당으로서 고민이다. 512조 원의 '슈퍼 예산'을 강행처리한지 3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지만 반대하기도 어렵다. '착한 임대인'을 강요하는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 등은 사유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까지 제기될 수 있지만, 목소리 높여 반대할 수 없어 곤혹스러운 기류도 읽힌다.


코로나19로 정국 이슈가 '단일화'되면서 기존의 공격 포인트들이 모두 묻혀버린 점도 입맛이 개운치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 조국' 프레임이나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드는 이슈들"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생명과 건강 자체가 위협받는 유권자들의 뇌리에는 꽂히기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외곽 일부 극단 세력의 장외집회 강행으로 범보수가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에 휘말려들어갈 수 있던 상황 속에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구속은 드러내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호재라는 관측이다.


장외집회가 감염 확산의 경로로 지목됐더라면 범보수가 함께 책임론을 뒤집어쓸 수 있었는데, 장외집회 강행을 주도하던 전광훈 회장이 구속되면서 집회 동력의 상실이 기대된다. 통합당이 종전 구속영장실질심사 때와는 달리 이날 전 회장의 구속에 대해서는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에서도 선을 긋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스퍼트 하려는데 무관중? 수심 깊어진 '제3지대'
정계개편 지체되며 인재영입·공천도 동반 지연
코로나 위기 확산 속 국민 시선 끌기 어려워 고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최경환 전 대안신당 대표.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민생당으로 합당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최경환 전 대안신당 대표.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민생당으로 합당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도·개혁·민생·실용을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사이의 공간을 파고드는 '제3지대 정당'들은 수심이 깊다.


총선 50일을 앞두고 겨우 전열을 정비해서 각각 민생당과 국민의당이라는 신당을 출범하고 '스퍼트'를 하려 하는데 '무관중 경기'가 된 꼴이다. 민생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계개편이 지체되며 경향 민심이 뒤섞이는 지난 설 연휴를 지리멸렬하게 분열된 상황 속에서 보낸 것이 이미 뼈아팠다"며 "이제 좀 해보려는데 유권자의 눈길 끌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본격적으로 총선 체제에 돌입하는 과정도 녹록치 않다. 민주당·통합당 거대 양당은 이미 어느 정도 인재영입을 마무리하고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민생당과 국민의당은 아직까지 단 한 명의 공천 후보도 내지 못했다. 공관위 자체를 아직 꾸리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인재영입 발표를 하려 했지만, 코로나19 방역 관계로 헌정 사상 초유의 국회본청·의원회관 전면 폐쇄가 단행되면서 자동적으로 순연됐다. 국회가 다시 문을 연 뒤에 인재영입을 발표하더라도, 코로나19 위기 확산으로 전국이 들끓는 상황에서 얼마나 국민들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국면 속에서 최근 제기되는 총선연기론의 출처가 주로 제3지대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민생당 합류를 결단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퇴임을 앞둔 마지막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총선이 국민 대면없이 시작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가 제의한 4·15 총선 연기를 선관위는 적극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도 같은날 대안신당의 마지막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요즘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방문도 굉장히 꺼리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총선 연기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공직선거법 제196조 1항은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에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를 연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문상으로는 대통령이 전적으로 혼자 결단할 수 있는 사항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라는 지적이 나온다.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 총선을 치른 이래, 72년 동안 스무 번의 총선을 치르면서 단 한 차례도 선거일을 연기한 적이 없었다. 6·25 전쟁 중에도 제때 치렀던 총선을 처음으로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파탄 선언'이며 정권의 위기관리능력 부재를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제3지대 일각의 '총선연기론'에 대해 통합당은 당장 별 말이 없고, 오히려 민주당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코로나19가 안정적인 투·개표 관리에 천재지변에 준할 정도로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된다면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국민들의 노력과 합심에 정치권이 일조할 때"라며 "총선 연기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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