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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무역분쟁 가니 바이러스...IPO시장 다시 ‘스톱’


입력 2020.02.27 06:00 수정 2020.02.27 06:2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코로나19 전파 우려...6개 기업 IPO 일정 줄줄이 변경

호텔롯데·현대카드·SK바이오팜 등 대어들도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너머로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너머로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로 기업공개(IPO) 시장 곳곳에서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전파 우려에 따라 투자설명회(IR)와 기자 간담회 등을 취소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변경 중이다. 투자심리가 악화돼 공모가 책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상장 일정 연기를 검토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대전화 부품 제조사 엔피디는 전날 예정됐던 기관투자자 대상 IR을 취소했다. KT그룹의 디지털 광고대행사 플레이디도 지난 24일 기관 IR 일정을 취소하고 화상 시스템을 이용해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신약개발업체 노브메타파마와 건축물 구조업체 센코아테크는 기자 대상 간담회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노브메타파마도 화상 IR을 진행하고 기자들에게는 온라인 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센코어테크는 다음 달 초 예정됐던 IPO 기자 간담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세포치료제 개발기업 에스씨엠생명과학은 기관 수요예측 일정을 기존 9~10일에서 18~19일로 미뤘다. 이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했던 화장품 소재전문업체 엔에프씨도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청약 일정을 다음 달로 연기했다. 한국거래소는 서울사옥에서 열리던 신규 상장 기념식을 다음 달까지 잠정 중단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나선다.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회적으로 비대면 방식의 업무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다중이 밀집하는 IR 개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투자자와 기업 간 소통에 차질이 생겨 기업의 기업가치가 공모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향후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성적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스마트폰 부품제조사 제이엔티씨가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일반 청약에선 3.48 대 1의 아쉬운 경쟁률을 보여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호텔롯데 등 대어급 기업들의 IPO에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관측된다. 올해 상장 기대주로 꼽힌 호텔롯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상장 시점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는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상장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IPO 심사 과정에서 경영진의 도덕성이 평가 요인이 되는 만큼, 지난해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적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신 회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열쇠라고 불리지만 업황 불황에 증시 불확실성까지 겹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상장 기대주인 현대카드도 코로나19 여파로 상장 일정을 굳이 서두르지 않을 전망이다. 카드 업황이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더해져 청약 등에 불리해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최대어로 거론되는 SK바이오팜 역시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해 공모 절차를 앞둔 상태다.


이에 상장 시점을 미루는 기업들도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R업체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증시 변동성과 공모주 침체 우려로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기업들이 있었다”며 “올해 초 대내외 이슈가 누그러진 뒤 상반기 중으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는데, 다시 공모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현재 상장 일정 연기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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