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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현대차] 정의선 '스마트 모빌리티 전환' 공식화


입력 2020.02.27 05:00 수정 2020.02.27 05:34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정몽구 회장 이사회 의장 물러나...회장직만 유지

사외이사 의장 선출로 이사회 독립성 강화 가능성


2019년 3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현대자동차 제51회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19년 3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현대자동차 제51회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현대자동차의 제52기 주주총회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선언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환’이 주주들로부터 평가받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자투표제 도입 등 주주친화 정책도 이번 주총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주총 직후 이뤄질 이사회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남에 따라 후임 의장이 선출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달 19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서관 2층 대강당에서 제 52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전통적 자동차 회사 탈피…스마트 모딜리티 제품 및 서비스 2대 사업구조 전환


앞서 현대차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사업목적을 ‘각종차량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에서 ‘각종차량 및 기타 이동수단과 동 부분품의 제조판매업’으로 변경하는 의안을 내달 주총에 상정키로 했다.


이번 정관 변경은 ‘스마트 모빌리티 제품(Smart Mobility Device)’과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Smart Mobility Service)’의 2대 사업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현대차의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내연기관으로 바퀴를 구동하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라스트마일, 개인용 비행체(PAV),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제공하고,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비전으로 제시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구현을 통해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도시와 인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깊이 생각했다”며 “UAM과 PBV, Hub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1월 7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CES) 2020' 현대차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앞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가 1월 7일(현지시간)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CES) 2020' 현대차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현대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앞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UAM, PBV, Hub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현대차가 제시한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 는 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의미한다.


UAM은 미래 모빌리티 환경 변화와 함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진 분야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17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세기 넘게 도로 위에서 펼쳐온 현대차의 도전이 정 수석부회장 시대에 이르러 하늘 길로 확장되게 된 것이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정 수석부회장의 이같은 비전이 주주들로부터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정몽구 회장 후임 이사회 의장 누가 될까…SK, 삼성 이어 사외이사 선출 가능성


정몽구 회장이 등기임원 및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후임 의장으로 누가 선임될 지도 관심사다.


현대차는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정몽구 회장의 등기임원 재선임안을 주총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그룹 회장직만 유지하고 이사회 의장직에서는 물러나게 된다.


공석이 되는 등기임원 한 자리에는 CFO인 김상현 전무(재경본부장)을 선임키로 했다. 수익성 개선 추진 및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한 결정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상장사 중 CFO가 미등기 임원인 곳은 현대차와 비앤지스틸이 유일하다.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정 회장의 후임 의장 선출이 이뤄진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날 경우 정 수석부회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그보다는 사외이사나 다른 등기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안도 높게 점쳐진다.


SK그룹의 경우 이미 지난해 지주회사인 SK(주)와 SK이노베이션이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추대했고, 삼성전자도 지난 21일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자투표제 도입, 배당성향 유지 등 주주친화정책 지속


전자투표제 도입을 통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확대도 이번 주총 이슈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주총부터 현대차를 비롯한 전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시장의 반대로 철회한 현대차는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투명경영휘원회 설치, 시 배당정책 도입,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도입해 왔으며 이번 전자투표제 도입도 그 일환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의 주총 참석 편의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유도함으로써 주주 권익을 향상시키는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해당 기업이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 명부와 주주총회 의안을 등록하면 주주들이 주총장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단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이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미래차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 속에서도 배당액을 지난해와 동일한 보통주 주당 3000원(종류주 주당 3100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3.6% 감소한 상황에서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으로 매출은 3.5% 증가한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은 52.1% 증가한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중장기 혁신 계획 ‘2025 전략’을 수립하면서 미래 자동차 기술과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 막대한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5년까지 예정된 투자액만 61조1000억원에 달한다.


지속성장가능성 확보를 위한 투자부담이 크지만, 주주환원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배당 성향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미래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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