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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 한강 벨트⑥] '폭풍전야' 영등포을…'화려한 귀환' 與 김민석 VS '통합당 대표' 野 박용찬


입력 2020.03.18 06:30 수정 2020.03.18 10:2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여의동 VS 신길동·대림동' 재현될지 미지수

김민석, 18년 만에 '철새' 꼬리표 떼고 돌아와

박용찬, 대중 인지도 약점이지만 1년 이상 표밭갈이

4.15 총선 서울 영등포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박용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 서울 영등포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박용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한민국 국회가 자리잡고 있어 '사실상의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지역구 '영등포을'. 영등포을은 같은 지역구임에도 성격이 다른 여의동과 신길동·대림동을 품고 있어 매 선거마다 격전지로 꼽혀왔다.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봐도 언제나 '엎치락뒤치락'이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김민석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60%가 넘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그가 자리를 비우며 치러진 2002년 재보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권영세 후보가 새천년민주당의 장기표 후보를 가뿐히 넘어섰다.


이어 17·18대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권영세 후보가 2연승을 했으나, 19·20대 총선에서는 다시 민주당 계열의 신경민 후보가 2연승을 거뒀다.


행정구역별로 나눠 살펴보면, 전통적으로는 고소득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여의동의 경우 강남의 유권자들과 비슷한 성향을 보여 보수 성향이 강한 반면, 서민들의 보금자리로서의 기능이 강한 신길동과 대림동은 짙은 진보 성향을 보여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도 이같은 표심이 재현될지는 미지수다. 그간 인구 구조의 변화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신길동에는 뉴타운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인구가 대거 유입됐고, 대림동에는 중국 동포 인구가 큰 폭으로 늘었다. 2000년대 초 300명 미만이었던 대림동의 외국인 인구는 지난해 기준 1만8231명까지 늘었다.


지난 총선이 치러진 2016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의 노령 인구는 2600여 명 늘어난 반면 20~40대의 젊은층 인구는 1만 명 가까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같은 급격한 인구 구성의 변화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이번 총선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후보, 칭찬 주고받으며 '폭풍전야' 분위기
서로 "모나지 않고 선량", "에너지와 열정 대단" 평가


4.15 총선 서울 영등포을 박용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데일리안 4.15 총선 서울 영등포을 박용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데일리안

언제나 주목도가 높은 지역구지만, 21대 총선은 특히 더 재밌는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 32세의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김민석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18년만에 여의도 정치권을 노크하는데, 그의 맞상대로 MBC 앵커 출신의 미래통합당 박용찬 대변인이 나섰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1964년생 동갑내기다.


김민석 민주당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영등포을 지역구 현역인 신경민 의원을 꺾고 올라오는 파란을 일으켰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김대중 키즈'로 불리며 창창한 정치 인생을 예고했으나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 패배한 뒤 정치적 부침을 겪기 시작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과정에서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정 후보측 국민통합21로 이적한 선택이 '철새정치인'이라는 꼬리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그러나 지난 2016년 민주당 친정으로 복귀한 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으로 활동하며 와신상담했고, 21대 총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영등포을 지역의 후보로 공천됐다.


박용찬 통합당 후보는 김 후보와 비교해 정치 경력은 짧은 편이지만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1991년 MBC 보도국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 보도제작부, 정치부, 뉴욕특파원 등을 지냈다. 정계에 입문한 뒤에는 당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인정을 받아 영등포을 지역에 단수 공천됐다.


두 후보는 지난 1년 이상 각자 표밭을 갈아오며 지역 행사 등에서 서로를 자주 만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모나지 않고 선량해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했고, 박후보는 김 후보에 대해 "에너지와 열정이 대단하다"며 서로 좋은 평가를 남겼다. 선거를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선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무소속 이정현 출마, 막판 변수될지 관심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총선 영등포을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1대 총선 영등포을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종로구 출마를 포기하며 영등포을에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선거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지난 1일 영등포을 출마를 선언하며 "야권 연대 차원에서 단일 후보로 뛸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끝까지 지금 상태로 가겠다"고 밝혔다.


여야 후보가 치열한 지지율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의미있는 지지세를 끌어낼 경우, 그가 제안한 대로 '야권 단일 후보' 논의의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두 후보간 별다른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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