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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돌리기? 헛심 쓴 V리그 이사회


입력 2020.03.20 10:17 수정 2020.03.20 10:19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리그 운영 논의, 3월 중으로 다시 결정키로

프로스포츠 간 치열한 눈치싸움 지적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가 19일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임시 이사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가 19일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임시 이사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끝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이하 연맹)은 19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사무국 회의실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중단된 리그 운영에 대한 논의를 위해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다.


앞서 V리그는 코로나19의 확산 피해를 막고자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소화했다가 3일부터 다시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연맹은 이르면 오는 23일부터 V리그 재개를 목표로 했다. 중단 및 개막이 연기된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먼저 돛을 올릴 것인가를 두고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3시간여의 격론을 펼쳤음에도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남녀 12개 구단 단장이 참석한 이번 이사회에서는 리그 재개 및 종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각 구단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리그 운영에 대한 대승적인 의견을 나눈 끝에, 현 상황을 좀 더 주시하고 신중하게 고려해 3월 중으로 최종 결정키로 했다.


물론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조기 종료를 결정한다면 우승팀 결정을 놓고 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계권과 광고 등 마케팅적인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무관중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수익 부분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명확한 해결책은 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강행하자니 선수단과 팬들의 건강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연맹 이사회의 허무한 결말로 인해 선수들은 또 다시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설령 리그가 재개된다 해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되는 부담이 있다.


V리그는 지난 3일 중단됐다. ⓒ 뉴시스 V리그는 지난 3일 중단됐다. ⓒ 뉴시스

문제는 3월 중으로 다시 이사회를 열어도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는 사상 첫 4월 개학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19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도 하루만에 152명 증가해 닷새 만에 세 자릿수로 돌아왔다. 3월 말에 다시 이사회가 열려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로스포츠 간에 치열한 눈치싸움, 혹은 폭탄 돌리기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번 이사회는 향후 리그 재개와 개막 등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있는 타 종목들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였다. 연맹이 막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먼저 떠안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헛심 만 쓴 V리그 이사회로 인해 오는 24일 열리는 KBL 이사회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됐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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